의협 합의에도…서명식장 점거 등 전공의 거센 반발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09-04 15:11:47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오늘(4일) 오전 정부‧여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코로나19 국내 안정화 이후 원점 재검토’를 골자로 한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의대 정원 증원’ 등을 둘러싼 극단적 갈등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공의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 ‘일정 미뤄’ 오후 2시30분 정부‧의협 서명
4일 정부‧정치권‧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의협 회장이 서울 중구 소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만나 정책 추진에 대한 잠정 중단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었으나 전공의 단체의 서명식장 점거로 무산됐다.
전공의 수 십여 명은 서명식장으로 진입하는 엘리베이터와 복도 앞을 가로막고 “졸속 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 장관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을 막았으며, 최 회장은 건물 지하에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복지부는 공지를 통해 “전공의 등의 반발로 건물 안 진입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서울청사로 장소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여당‧의협 간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자신의 SNS에 “자고 일어났는데 나도 모르는 보도자료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는 글을 올려 분노했다.
이후 박 회장은 대전협 회원들에게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 의결은 ‘단일화된 합의안 도출’을 의결한 것”이라며 “확정된 합의안을 의결해 도장찍는 것 모두를 결정한 게 아니다”라고 알렸다.
젊은층 의사가 주축이 된 대전협은 이번 파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의료단체 중 하나다. 현재 범투위는 의협을 중심으로 교수‧전공의‧개원의 등 사실상 의사 전 직역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대정부 협상의 대표격이다. 대전협도 여기에 소속돼 있다.
이들 전공의는 당초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단일안에 담긴 ‘보건의료체계 발전 정책 이행 약속’ ‘공공의대 관련 법안 철회’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등 일부 내용이 오전 합의문에 빠졌다는 이유 등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회장은 이날 대회원 담화문에서 “이제 조건없는 복귀와 구제가 가능해졌다”면서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줄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 측 거센 반발로 지난 21일 시작된 의사 파업이 즉각 철회될지는 불투명해진 상태다.
한편, 전공의 반발로 수차례 연기된 복지부와 의협 서명식은 결국 이날 오후 2시30분 정부서울종합청사에서 박 장관과 최 회장 참석하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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