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털 등 서식 흔적 발견…가족 개체군 서식 확인▲ 국내에서 최근 확인된 산양 가족. (사진=한국산양보호협회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최영주 기자] 천연기념물 제217호이자 멸종위기 I급인 산양 서식이 국내 최초로 대구에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대구과학관의 연구팀은 생물자원 연구를 위해 대구지역 일대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던 중 산양으로 추정되는 우제류의 배설물과 털 및 서식 흔적을 발견하고, 유전자분석을 의뢰한 결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산양으로 밝혀졌다. 배설물 형태로 볼 때 성체와 새끼의 것으로 명확히 구분돼, 가족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구과학관 연구진은 “대구 주변의 산은 경사가 급하고 암석 지대가 많아, 산양이 서식하기 적합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산양은 약 200만 년 전 지구에서 처음 발견된 화석과 지금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주로 고도 500m 이상의 경사가 급하고 암반이 많은 산악지대에 서식한다. 우리나라 산양은 전국적으로 약 1,000여 마리가 DMZ, 양구·화천·인제군 등 강원권 지역과 설악산·오대산 ·월악산·속리산·태백산·소백산을 따라 백두대간에 주로 살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는 봉화·울진군과 청송의 주왕산까지 서식하고 있다.
대구는 낙동강과 고속도로 등에 의해 지리적으로 완전히 단절돼 있는 특성상 대구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으로 의미가 크다.
▲ 산양의 배설물. (사진=국립대구과학원 제공) 김주한 국립대구과학관장은 “전국적으로 1,000여 마리에 불과한 산양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도 취약종으로 등재된 국제적인 보호종으로, 개체 수 증가와 서식 범위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기존 산양 서식지들이 백두대간과 연결된 지역인 반면, 대구는 백두대간과 분리된 지역이라 이번 산양 서식지 확인은 학술적으로도 연구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대구과학관은 오는 4월 30일 개최하는 ‘생물의 이동과 적응’ 특별전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