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어라, 오죽이네

민순혜

joang@hanmail.net | 2021-12-03 15:55:16

시인 김우식
▲ 어라, 오죽이네 ⓒ 아리 

어라, 오죽이네

                    시인 김우식

죽순을 둘러쌌던 껍질들이

병아리 알 까고 나오듯
순차적으로 벗겨지는 것이었다


얼마를 더 벗겨내야
내 모습이 보일까만
얼마를 더 퍼내야 가슴속 슬픔의
깊이를 알까마는 얼마를 더 기다려야
당신의 모습이 보일까만


마디마디 스스로 껍질을 벗기며
하늘로 하늘로 차올라가는 것인데


어라
오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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