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을 헤치고 넘실대는 파도 가르며 빈 배 한척 노을에 잠긴다 가장이란 굴레는 방장 같은 짐이다 오늘의 삶의 뇌리에 투영 한다 더 이상 식지 않게 보듬는 가족 사랑이 아프다 비워둔 마음 촉수처럼 유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낯설고 서투른 사물의 외양에 기둥처럼 무게 실린 두 다리 후들 거린다 토방에 배 깔고 늘어진 강아지 노부의 한 손에 들려진 개사료 지팡이 소리에 깨어난 미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치열한 현실에 잠이 오지 않는 밤 고단했던 하루를 잊은 채 양모 같은 구름 이불 온몸을 감싸며 준열한 시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