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의회 이경관 의원 5분 발언, “싱크홀 없는 관악구 만들자”
김동현 기자
pin8275@naver.com | 2025-08-27 16:16:44
[세계로컬타임즈] 서울 관악구 곳곳에서 잇따른 지반침하(싱크홀)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경관 관악구의회 의원은 최근 본회의장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사후 대응에 머무는 행정에서 벗어나 구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선제적 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남부순환로 인근에서 직경 1.5m, 깊이 1m 규모의 지반 함몰이 발생했다. 불과 두 달 전인 4월 삼성동 재개발 지역에서도 지반 균열과 침하로 가스가 누출됐다. 관악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 강동구에서는 20m 크기의 대형 싱크홀이 생겨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 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지역 곳곳이 지반침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한 번의 사고로도 돌이킬 수 없는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크홀은 단순한 돌발 현상이 아니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노후화된 지하 배관, 복잡하게 얽힌 도시 인프라, 재개발 및 공공공사 진동과 지반 변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사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한 도시안전 전문가도 “서울의 도심은 30년 이상 된 상하수도관, 열수송관 등이 여전히 사용 중”이라며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발언에서 다섯 가지 구체적 대책을 내놓았다. △첫째, 정밀 지반 탐사에는 지표투과레이더(GPR)와 도로강도측정 장비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재개발 지역·교통량 집중 지역을 우선 조사. △둘째, 지하 인프라 전수 점검에는 30년 이상 노후 상·하수도관, 열수송관 교체 우선순위 마련 및 서울시와 합동 점검 정례화. △셋째, 공사 현장 안전 관리: 공사 전후 지반 안정도 점검 강화, CCTV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네째, 위험지역 정보 공개는 서울시 ‘지반침하위험지도’를 구청 홈페이지·동주민센터 통해 주민 누구나 열람 가능하도록 개선. △다섯째, 주민 응급 대응 훈련에는 소방서·경찰과 연계한 정기 훈련과 VR 체험형 교육 도입으로 대응 역량 제고 등이다.
이외에도 이 의원은 “사고 이후 땜질식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필요하다”며 “구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을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관악구 미성동 주민 김모(42) 씨는 “큰비가 올 때마다 ‘우리 동네에서도 싱크홀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걱정된다”며 “구청이 위험지역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예방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68) 씨는 “공사장 주변을 지날 때 발밑이 꺼지는 느낌이 들면 불안하다”며 “CCTV 모니터링 같은 실질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악구청은 이미 일부 도로 구간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진행했으나, 근본적 해법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이 동시에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어 위험이 분산 관리되는 상황”이라며 “구 차원에서 독자적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주민의 불안은 단순한 심리 문제가 아니라 실제 안전과 직결된다”며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형 안전 교육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싱크홀 없는 도시, 안전한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이경관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선 절박한 요청이다. 반복되는 사고 앞에서 관악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의 일상이 달라질 것이다. 안전 행정의 패러다임을 ‘사후 대응’에서 ‘선제 예방’으로 바꾸는 것, 그것이 지금 관악구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세계로컬타임즈 / 김동현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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