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의정대상 시상, ‘누가 했나’보다 ‘어떻게 했나’를 묻는 의정 평가
이배연 기자
pin8275@naver.com | 2025-12-22 16:52:20
[세계로컬타임즈] 지방의회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민생 현안 해결, 주민과의 소통, 정책의 실효성까지 의정 활동에 대한 시민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안양시의회가 주목할 만한 자리를 마련했다.
22일 오후 2시, 안양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는 ‘제2회 안양시 의정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온 인사들의 노력을 공식적으로 평가하고,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의정대상은 단순한 공로 표창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심사위원단은 정책 성과뿐 아니라 주민과의 소통, 현장 중심 의정 활동, 지속성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심사위원장 조용덕 회장과 주삼식 위원은 심사평을 통해 “의정 활동은 결과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지방자치 전반에서 요구되는 ‘참여형 정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준모 안양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과 내·외 귀빈, 시민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지방의회 행사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의정 활동에 대한 시민적 관심이 단순한 감시를 넘어 평가와 격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행사장은 형식적인 분위기보다 비교적 차분했다. 수상자들의 활동이 하나씩 소개될 때마다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누가 받았느냐’보다 ‘왜 받았느냐’에 시선이 쏠린 모습이었다.
수상자 가운데 눈길을 끈 인물은 이재정 국회의원이다. 이 의원은 ‘우수 국회의원상’을 수상했다. 국회 차원의 입법 활동뿐 아니라 지역 현안 해결 과정에서 보여준 지속적인 소통과 정책 연계 노력이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문화·체육 부문에서는 박귀종 안양시체육회장을 포함해 총 10명이 각 부문별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이들은 체육 인프라 확충, 생활체육 활성화, 지역 공동체 회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주최 측은 앞으로도 이 같은 시상 행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의정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준점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주최 측 관계자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은 특정 시기에만 등장하지 않는다”며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묵묵히 일하는 이들을 꾸준히 발굴해 조명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회의 성과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조례 하나, 예산 한 줄, 민원 한 건이 쌓여 도시의 방향을 만든다. 이번 의정대상 시상식은 그런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록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주민과의 소통을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은 향후 안양시 의정 활동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한다. 정책 중심, 성과 중심을 넘어 과정 중심의 의정 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과제도 있다. 시상식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평가 기준의 투명성, 시민 참여 확대, 후속 정책 연계가 뒤따라야 한다. 수상이 끝이 아니라, 다음 의정 활동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2회 안양시 의정대상 시상식은 지방의정이 스스로를 점검하고 시민 앞에 설명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방자치의 성숙도는 결국 이런 자기 평가의 반복 속에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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