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지키고 싶을 뿐인데”···김제시민들, 전북도청 찾아
조주연
news9desk@gmail.com | 2021-05-10 17:41:57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조주연 기자] 호남 최대의 곡창지대인 전북 김제시의 농민들이 한 해 농사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영농철인 이때, 피켓을 들고 전북도청으로 향했다.
10일 오전 ‘김제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 범시민대책위’는 전북도청 앞에서 집회와 기자회견을 갖고 김제 지평선산업단지 내에 들어설 계획인 폐기물 처리장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제시 17개 시민단체와 전북도의회 황영석 부의장, 김제시의회 김영자 의장, 이정자, 박두기 의원 등도 함께 했다.
집회장소 가까운 곳에서 모습을 보인 김제시 강해원 부시장은 멀리 떨어져 뒷짐 지고 지켜만 봤다.
김제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 범시민대책위 박은식 사무국장은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생업을 포기한 채 이곳 아스팔트로 나올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심정을 도지사가 알겠는가? 국회의원과 시장이 알겠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호남 최대 곡창지대인 지평선 김제 땅에 전국서 몰려든 산업폐기물을 매립하겠다는 전라북도의 행정을 규탄하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때까지 총력 저지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우리가 조상님들로부터 물려받은 전답, 수백 기의 묘지, 수백 가구의 집터를 뒤로 한 채 울고 웃었던 수많은 추억을 가슴에 묻고 삶의 터전을 내준 것은 김제 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 동참하기 위함이었지 폐기물 매립장으로 활용하라고 내준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어리석게도 전북도가 내세운 허황한 꿈과 사탕발림에 속아 ‘이주대책 합의서‘에 서명을 해줬고 전북도는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기존 전량 위탁처리 방식에서 산업단지 내에서도 폐기물처리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말았으니 우리들은 죽어서도 조상님을 뵐 낯이 없다”고 간절함을 내비쳤다.
집회 후 대책위 공동대표단은 전북도측에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도청 안으로 향했지만 전북도는 문을 걸어 잠그는 황당한 모습을 보였다. “성명서만 전달 하려 하는 것”이란 전북도민의 외침에 대꾸 한마디 하지 않았다.
대책위는 폐기물 처리장 인허가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와 검찰 고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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