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가운데 있는 날’…한가위, 전통성·가치 되새겨야

최영주

young0509@segyelocal.com | 2020-09-16 23:14:57

오곡 수확 풍요의 시기…조상에 차례 후 산소 보수 성묘
문화도 하나의 역사…전통 놀이엔 공생·감사 의미 담겨
▲소놀이·소굿이라고도 부르는 ‘소멕이 놀이’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양주시 유투브 갈무리)


‘소멕이 놀이’는 소놀이, 소굿이라고도 부르는데 소 형상을 만들어 쓰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풍년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민속놀이다.


황해도·경기도·충청북도 등 중부지역과 강원도의 영서지방에서 주로 행해졌다.

이 놀이는 두 사람이 멍석을 쓰고 앞사람은 고무래(논, 밭의 흙을 고르거나 씨를 뿌린 뒤 흙 덮을 때, 곡식을 모으거나 펴는 데 쓰는 연장) 두 개를 들고 뿔을 만들어 소머리 형상을 하며, 뒷사람은 새끼줄이나 싸리 빗자루로 꼬리를 삼아 농악대를 앞세우고 소의 주인과 머슴이 이를 몰고 청장년들이 뒤를 따르며 마을의 집집을 찾아다닌다.


살림이 넉넉한 집 앞에 다다르면 소가 ‘음매음매’ 하면서 울음소리를 내고 몰이꾼은 “옆집 누렁 소가 평생에 즐기는 싸리 꼬챙이(산적을 의미)와 쌀뜨물(술을 의미)이 먹고 싶어 찾아왔으니 푸짐하게 내어주시오” 하고 외친다. 집 주인은 많은 음식을 차려 이들을 대접하고 농악대가 흥겹게 농악을 울리며 춤을 추고 즐긴다. 


한바탕의 놀이가 끝나면 이 집의 농사 대풍과 집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덕담을 늘어놓는다.


경기도와 충청도에서 전승하는 ‘거북놀이’는 소멕이 놀이와 같은 형태와 성격을 지닌 놀이로 수명을 상징하는 거북이를 통해 농사뿐만 아니라 사업과 자손이 잘 되기를 바라는 성격이 강하다.

▲ 추석전후 그해 농사에서 가장 잘 익은 벼·수수·조 등의 이삭을 묶어 만든 올게심니 (사진=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 사진자료집 갈무리)


추석 전후로 그해의 농사에서 가장 잘 익은 벼 · 수수 · 조 등의 이삭을 묶어 기둥이나 방문 위 또는 벽에 걸어 두는 풍습으로 ‘올게심니’를 해놓으면 다음해에 그 곡식들이 풍년이 든다고 믿는 풍습이다. 


올게심니를 해 걸어뒀던 곡식 이삭은 절대 먹지 않고 놔뒀다가 다음해에 종자로 쓰거나 다음해에 올게심니를 새로 할 때 찧어서 밥이나 떡을 만들어서 조상의 사당에 천신하기도 했다. 이는 풍년 기원과 함께 조상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추석 전통놀이나 문화는 살펴본 것처럼 곡식이나 과일 등 한 해 농사의 결실로 일 년 중 가장 풍족한 시기에 대한 감사와 즐거움이 가득한 날이기도 하지만, 다가오는 겨울을 무탈하게 보내고 다음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조상과 하늘에 감사하는 의미를 지닌 날이기도 하다.


핵가족화가 되고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 속에서 ‘추석’이 그저 며칠간의 휴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례상 준비와 손님맞이로 주부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차례 문화가 유교문화의 잔재"라며 "굳이지켜가야 하는가"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절의 형식을 이어나가자는 의미보다는 전통성을 지닌 그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는 있다. 


지나온 시간만 역사가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도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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