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 ‘주먹구구’ 고향사랑기부금 활용사업
조주연
news9desk@gmail.com | 2024-02-28 01:25:56
고향사랑기금운영 심의위원회, 무용론
[세계로컬타임즈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가 위원회 심사까지 받아 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추진하려던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사업을 특정 업종 근무 청년에게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 논란은 사업 대상 가능 범위가 대폭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김제시 고향사랑기부금 관계부서조차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 더욱이 민간인까지 참여한 관련 심의위원회마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북 김제시는 2023년 한해 동안 모아진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해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계획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김제시 ‘고향사랑기금운영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에 제출돼 심사를 받았다.
세계로컬타임즈가 확보한 당시 심의위에 제출된 ‘김제시 청년 근로자 교통비 지원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지원대상이 ‘관내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청년 근로자’로 규정돼 있있다. 그러면서 청년근로자의 범위와 거주지,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이란 설명까지 꼼꼼히 기재돼 있었다.
중소기업법에 따른 중소기업의 범위는 매출, 지분 소유관계, 협동조합 등을 규정하고 있다.
당시 부시장, 국장급 간부, 시의원, 회계사, 사회복지협회장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는 김제시 여러부서에서 제출된 또 다른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사업과 꼼꼼히 비교해 이 사업을 선택했다. 경쟁률은 10:1에 가까웠다.
제출된 52건 중 단 5건만 선택됐다.
그런데 최근 김제시가 이 사업 참여자, 즉 교통비를 지원 받을 청년 모집 공고를 게시했는데 당초 심의위에서 통과된 내용과 달랐다.
김제시가 모집하는 청년은 ‘중·소 제조기업에 근무하는 청년’.
당초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이 ‘중·소 제조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심의위도, 고향사랑기부금 관계 부서도 변경된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자 그렇다면 중소기업과 중·소 제조기업의 규모를 알아보자.
먼저 김제시에 중소기업수는 어느정도 일까? 통계청 중소기업 기본통계, 산업대분류별 기업규모별기업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김제시 중소기업은 1만 5572개다. 당초 심의위에 통과된 사업계획대로 라면 이 곳에서 근무하는 청년은 교통비 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
그런데 김제시 중·소 제조기업은 김제시 중소기업 1만 5572개 중 1349 곳이다. 전체 중소기업의 8.6%
결국 당초 계획보다 91.4%의 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은 기회조차 사라진 상황.
김제시 도매 및 소매업, 운수 및 창고업, 전기가스,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사회서비스업, 농업, 임업, 협회 및 단체 등으로 분류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은 교통비 지원 사업에 신청할 수 없다.
김제시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처음부터 취지가 제조업에 근무하는 청년을 위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꼼꼼히 챙기겠다”고 해명했다.
김제시의 기획이 그랬다면 처음부터 제조업에 한정한 계획안을 심의위에 제출했어야 하는게 당연하다.
또 다른 논란은 ‘고향사랑기금운영 심의위원회’다. 심사 통과 후 변경되는 사업에 대한 위원회의 보고, 재심사 등의 절차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위원회의 무용론은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달된 소중한 고향사랑기부금, 그 기부자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더욱 소중하고 꼼꼼한 과정을 거쳐 쓰여야 하지 않을까?
김제시 고향사랑기부금 업무 관계자는 “해당 사업의 추진 과정을 다시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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