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공공기관 지방이전 점검
이평래
leepr21@hanmail.net | 2016-08-02 09:47:23
[세계로컬신문 이평래 기자]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수도권 집중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전국 10곳에 자립형 혁신도시 건설을 목표로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2012년까지 사업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기존 사옥 매각 등에 차질을 빚으며 지연되고 있다. 일부 혁신도시는 이전을 완료하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의 성과와 문제점, 그리고 풀어야할 과제에 대해 집중 점검해 본다.
■ 공공기관 이전 현황
전국 10개지역 혁신도시 부지공사는 100% 완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이전대상 공공기관 115개 중 100개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을 마쳤다.
지난 7월1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경남혁신도시로 이전을 하는 등 올해 6개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으며 내년 말까지는 모든 기관이 해당 지역으로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2005년 계획당시 201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기존부동산 매각 지연과 정부 재정지원 지연 등의 이유로 차질을 빚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10일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인재 채용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미이전 공공기관은 조속히 이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는 아직 이전 하지 않은 공공기관이 조속히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지역인재 우선채용비율이 저조한 기관에 대해서는 지역인재 우선채용제도를 즉각 도입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공공기관 지방이전 파급효과
공공기관이 혁신도시로 둥지를 옮기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0개 혁신도시의 지방세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2013년 535억원, 2014년 2128억원이었으나 지난해 744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8배 늘어났다.
부산혁신도시가 4056억원으로 전체 세수 증가액의 54%를 차지했다.
광주전남이 850억원, 강원 492억원, 경남 472억원, 대구 384억원, 경북 319억원, 전북 298억원, 충북 250억원, 울산 233억원, 제주 84억원 등의 순이었다.
최근 2년간 가장 수입이 많았던 것은 취득세(4137억원)와 지방소득세(3987억원)이다.
이전기관의 시·도 소재 지방대 지역인재 채용률도 2013년 5%, 2014년 10.3%에서 2015년 12.8%로 점차 증가했다.
특히 부산혁신도시는 지난해 93명을 뽑아 지역인재 채용비율이 27%로 가장 높았으며 경남 132명을 채용해 18.2%, 대구(69명)16.5%, 광주전남(302명) 15.4%, 전북(75명) 14.6%로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전 공공기관들이 청사관리나 기관 인쇄물 제작 등 지역 업체를 이용하면서 지역은 활력을 보이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청사관리, 인세물 제작 등 지역 업체 이용금액이 160억원에 달한다.
공공기관들이 이전한 지역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김장김치 전달 등 각종 봉사활동과 기부 등 지역공헌사업을 펼치고 있어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 진주혁신도시의 경우 봉사활동은 66건에 3560명이 참가했고 기부 활동은 101건에 33억3000여만원에 달한다.
또 전북혁신도시에 들어선 국민연금공단은 메르스 사태 때 격리마을 구호물품 전달 등에 1억원을 사용했으며 한국전기한전공사의 희망공부방 운영 3500만원 지원과 새울림 음악회 5900만원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혁신도시가 들어선 지역은 이전기관 임직원과 방문객의 소비 활동으로 식당 등 골목상권도 살아나고 있다.
■ 공공기관 이전 문제점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회정책예산처가 발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사업 평가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동반 이주율이 평균 26.6%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동반 이주율은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충북과 강원이 17.5%와 강원 18.8%로 낮은 반면 출퇴근이 힘든 부산(38.6%)괴 제주(36.7%), 울산(30%)지역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과제 중 혁신도시의 생활관경과 자녀 교육복지 여건 등에 대한 지원이 미흡해 단신 이주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공기관장의 37.1%는 주소지를 수도권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관장의 리더십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공공기관의 장을 지역 출신 인사로 발탁해 이전 기관들이 지역친화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정책예산처 관계자는 “이전지역 생활환경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미이행과제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지방이전 성과가 우수한 기관 등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을 검토할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인해 과다한 출장비 지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들이 84만여회의 출장으로 쓴 비용이 7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65만여 회 출장에서 526억원 사용한 금액에 비해 2년새 36%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혁신도시 공공기관 출장 담당자들은 수도권이나 정부세종청사 등으로 이동할 경우 고속버스나 기차 등 직통노선이 부족하고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시간 낭비도 초래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또 지방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출장시 KTX나 항공료 등 교통요금을 할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예산처 관계자는 “출장으로 인한 낭비를 해소하기 위해 PC 영상회의 등 스마트 워크의 활성화하고 행정부와 입법부 등과의 불요불급한 출장은 최소화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지역인재 35% 이상 채용 의무화 요구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올해 들어서도 원주지역, 충북지역, 대구경북 등 합동채용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실제 채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혁신도시의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전년보다 비해 다소 증가했으나 12.8%에 그쳤다.
채용률이 저조한 공공기관들은 해당 지역 대학출신자 중 적격자가 없거나 응시자가 없다는 사유를 꼽았다.
국회정책예산처는 현재 지역인재 채용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기관에 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공기관과 대학 등이 교육·연구협력을 강화해 인재를 양성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혁신도시협의회와 국회의원, 지역 대학생 대표들은 지난 7월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 3당이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35%이상 의무채용을 법제화 할 수 있도록 당론으로 채택해 줄 것을 촉구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김승수 전국혁신도시협의회장은 “지역인재 35%이상 채용은 단순히 청년일자리 차원을 넘어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라며 “혁신도시 지역인재 의무채용법안을 각 당의 당론으로 채택해 혁신도시 조성의 취지를 살리고 지역발전 희망의 물꼬를 터 달라”고 호소했다.
지역대학과 인재육성에 MOU를 체결하는 등의 맞춤인재 교육에 나서고 있지만 한시적이라도 지역을 넘어 지방대 출신우대, 서울로 유학한 학생에 대한 배려 등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혁신클러스터 조성 박차 가해야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진행한 공공기관 이전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지난해 말 클러스터 용지 분양실적을 보면 43.2%로 공동주택용지 100%, 업무용지 93.9% 등 다른 혁신도시 용지 에 비해 분양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학연 협력사업 추진현황도 9개 기관만이 시행해 성과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전 공공기관의 산하기관과 협력업체의 동반이전도 한국전력공사·한전KDN 등 7개기관의 54개 협력업체만 이전했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이전공공기관은 협력업체 동반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조치를 마련하는 등 개선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관계자도 “혁신도시가 지역상징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전기관과 연계한 산학연 클러스터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자치단체 그리고 이전 공공기관이 서로 협력해 입주기관의 임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아야 한다.
수도권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총 사업비 8조9000여억원 투입돼 추진하는 대형 국가프로젝트가 합리적이으로 마무리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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