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마정리 집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2-08-31 13:09:05
시인 김완하
마정리 집
시인 김 완 하
엎드려 숙제를 하는 창가에 풍뎅이. 한 마리 붕붕거렸다
호박 꽃잎마다 벌이 잉잉대며 날았다
담장에 매달린 조롱박에 고추잠자리 앉았다떴다
길가 웅덩이에는 방개가 종종거렸다
둠벙에 잔잔히 이는 물살 주위를 구름이 에워쌌다
바람은 자주 강아지풀의 콧등을 훔치고 갔다
밤이 되면 목마른 별들이 쏟아져 내려와,
두레박으로 우물 길어 목을 축이고 올라갔다
등을 밝히면 담장의 나무들이 다가와 둘러앉았다
새벽까지 풀벌레들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웠다
우리 집은 언제나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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