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국수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1-08-19 13:48:25

시인 최 선

국수

시인 최 선

 

찬바람 몸 세우는 날

 

바람모지에서 흔들리던 뼈대들

살짝만 건드려도

관절이 부서져 내리는 깔깔한 성격이다

 

뜨거운 솥에서 한바탕 들끓는 욕망을 다스리면

붙임성 좋은 가락으로 나긋해진다

 

그 위에

멸치의 눈빛과 바다를 닮은 쪽빛 무늬

알록달록 올리면

3000원 짜리 끼니가 된다

 

하루가 무거워진 저물녘

궁핍한 어둠이 저녁 커튼을 내리는 시간

어둑한 버스정류장 앞에는

거뭇한 허기들이 줄을 선다

 

국수 국물이 허기진 사람을 다 삼키고 나면

가시나무처럼 돋은 가시가 눕는다

 

출구 없는 저녁의 거리는 혼자 저물고

과속 방지턱에 손 쓸수 없던 가장

빈 칸을 채우려는 듯 그림자를 벗겨내고 있다

 

▲최선 시인

[약력]

 

최선(본명 최옥선). 시인, 사진작가, 충남 청양출생. 

2014년 신인문학상 (화백) 등단. ​

시집: 『꽃들의 발목』 (2020 시산맥 ). 사진집 : 블루트리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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