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커져가는 인보사 사태…식약처‧코오롱 책임론 ↑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19-05-02 15:43:44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알려진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성분 변경의 고의성’ 논란이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제조사 코오롱생명과학과 허가 주체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대한 책임론이 높아지고 있다.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이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15년 만에, 심지어 국내가 아닌 미국 임상시험 과정에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변경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 큰 충격으로 줬다. 현재 코오롱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고의성 없음’이란 핑계로, 식약처는 직무유기 논란에 대해 ‘안전성 우려 없음’이라는 엉뚱한 해명을 각각 내놓으며 국민 공분을 자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사회는 이번 인보사 사태와 관련, 식약처장과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를 상대로 최근 고소‧고발에 나서면서 ‘법적 분쟁’이라는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편집자 주
그럼에도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총 3,777개에 달하는 제품이 전국 병·의원에 뿌려진 상태다. 인보사를 1회 투여받는 주사비용은 400~700만 원선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뒤 식약처는 10년 넘게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면서도 즉각 인보사의 제조‧판매를 중단했고, 이달 말 허가 취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의 성분명을 잘못 알았을 뿐, 성분이 바뀐 적은 없다”며 “고의성 역시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제품의 안전성을 포함해 유효성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안전성‧유효성 여부가 아닌 허가된 성분과 실제 성분이 서로 다른 의약품이 제조‧판매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행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게 전문가 사이 중론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술적 한계를 이유로 인보사 개발 당시 세포 구분이 어려워 무려 10년이 넘는 기간 이 같은 사실을 알기에 무리가 있었다는 해명 아닌 변명으로 일관하며 국민적인 공분을 자초했다,
심지어 최근 식약처 허가취소 전망에 이의를 제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3,700여 개에 달하는 인보사 제품이 유통되면서 이를 투약한 환자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가운데, 안전성 관련 문제가 여전히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코오롱의 이 같은 사후 대응에 당혹감을 보이는 이들은 적지 않다.
이번 코오롱생명과학 고발에 나선 시민회의단체는 “당장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피해가 발생한 환자나 피해가 예상되는 환자에 대해서는 즉각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에서 자료 허위 작성과 임상시험 조작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식약처의 경우 제조사인 코오롱의 주장만으로 허가를 내줬다는 등의 이유로 직무를 유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깊어진 상태다.
한편, ‘자승자박’ 형국에 몰린 식약처는 현재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코오롱티슈진 등에 대한 현지 실사 및 인보사 속 신장세포의 종양 유발 가능성을 확인한 시험 결과를 이달 말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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