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감염 현실화…최대 우려 ‘조용한 전파’ 시작됐나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05-21 15:52:45

클럽‧병원‧학교 관련 확진자 지속 발생
감염경로 ‘오리무중’…지역사회 불안감
▲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심리방역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최근 다시 심각해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리 대에 머물던 양상과 달리 전날 하루 30명 발생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조용하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이른바 ‘조용한 전파’, 즉 자신의 확진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지역사회를 다니며 부지불식 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지역 내 집단감염을 가장 크게 우려해왔다. 해외입국의 경우 공항‧항만 등에서의 철저한 방역활동이 전제되면 막을 수 있다는 데 차이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무증상 상태 잠복기가 14일가량 비교적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도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어진 강력한 권고가 최근 ‘생활 속 방역’ 체제로 이완되면서 감염병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심리방역마저 무너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사례는 최근 이태원클럽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다중이용밀집시설에서 마스크 미착용 등 생활방역에 실패한 데 이어 언론의 성소수자 부각 보도에 따른 방역당국‧지자체 행정력 낭비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며 21일 기준 이태원클럽 발 확진자 수는 전국 2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태원클럽발 사태는 최근 전국으로 퍼진 가운데, 2‧3‧4차 등 N차 감염까지 현실화하고 있다. 조용한 전파에 따른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만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에는 대형병원과 학교 등 앞서 코로나19 사태 확산의 최대 뇌관으로 지적돼온 공공시설에서 확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최근 유독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빅5 대형병원인 서울 삼성병원 확진자 4명 역시 클럽발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아직까지 언제 어디서 감염된 것인지 파악되지 않아 더욱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고3 학생들의 오프라인 등교 첫 날인 지난 20일 인천‧안성에서 확진자가 나와 수많은 학교들에서 등교를 중지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고3 등교 강행은 대입 일정을 고려한 교육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내달 561만 명에 달하는 초중고 등교까지 예정된 상황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철저한 심리방역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느슨해진 심리 상태야말로 감염병 확산을 위한 최악의 거름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발병 이래 최다 규모”라며 여전한 경각심을 전 세계에 촉구하기도 했다.

 

▲ 고3 등교 첫 날 확진자가 나오면서 당일 등교를 중지하는 학교가 여럿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학교발 집단감염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감염병 확산에도 대입 일정이 임박하면서 학부모‧학생들의 걱정은 커져갔고, 이를 고려한 정부는 위험을 감수하고 고3 학생으로 우선 제한, 20일 오프라인 등교를 결정‧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3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됐으나, 당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인천‧안성 지역 내 다수 학교들이 등교 중지를 결정했다. 대구에서도 고3 학생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교생이 귀가하고 학교는 폐쇄됐다. 


현재 고3 등교가 유지되고는 있으나 내달 본격적으로 초중고 561만 명이 정상 등하교를 진행할 경우 규모 면에서 여타 집단 대비 위험도가 높다는 경고가 나온다. 


앞서 방역당국은 학교 내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등교 후 학생 전원의 모든 수업시간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식사 또는 화장실 이용시에도 2M 거리두기 유지 등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방과 후 학생들이 PC방‧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하지 않을 것을 강력 권고했다. 다만 사전에도 이 같은 정부 권고를 학생들이 충실히 따를 것인지는 미지수였고 결국 코인노래방을 방문한 고3 확진자가 나왔다. 


대형병원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경우 감염경로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서울 삼성병원발 확진자는 간호사 4명을 포함, 충남 서산에서도 발생한 가운데 아직까지 최초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용인 강남병원에서도 방사선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이 폐쇄됐다. 특히 이 같은 대형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확산 우려가 높은 만큼 즉각적인 폐쇄가 이뤄져 의료공백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타격이 뒤따른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숨은 감염에 따른 ‘조용한 전파’가 현실화하면서 언제라도 일일 수백명 규모의 집단발병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잠시 한 자리 수 확진자를 유지하다가 전날에는 30명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이태원클럽발 4차 감염 사례는 4건, 3차 감염도 총 25건 수준 발견됐다는 점도 ‘조용한 전파’의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 최근 서울 삼성병원에서 간호사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감염경로가 여전히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전 세계적 차원에서 경고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WHO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 세계 코로나19 현황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총 10만6,000여 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면서 “하루 기준으로 발병 이래 최다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많은 국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 성공했지만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96만6,006명으로, 5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사망자는 32만6,366명에 달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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