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제시 기관장 모임 사조직 모악회, 투명성 우려
조주연
news9desk@gmail.com | 2019-01-13 17:05:21
[세계로컬 타임즈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에는 '모악회'란 이름의 모임(조직)이 있다.
2006년 결성된 이 조직은 현직 시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고, 대부분의 회원이 공공기관 장 등으로 구성 되어 있다. 또한, 여느 단체와 마찬가지로 내부회칙을 가지고 운영된다.
김제시측은 모악회가 "시정방향 홍보 및 업무협조 등의 역활을 한다"며 "공공기관 및 사회 단체장 등 현재 약 76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모악회 관련 담당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무원도 있고, 대부분 회의가 시청 청사 내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또한 이들(모악회)은 얼마전 2019년 신년인사회까지 김제시청 청사 내 식당에서 대규모로 치렀다.
마치 공공조직 같은 행보를 보이는 모악회.
하지만 어떤 법령,조례 근거가 없는 모악회가 사실상 사조직이란 사실은 알고 있는 지역민들을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이 지역에서 오랜 취재 생활을 하던 모 기자의 경우, 사조직이란 걸 알고 "설마.."하며 귀를 의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제시는 사조직 운영을 위해 행정인력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제시는 홈페이지에 직원 P씨의 담당업무 중 하나가 '모악회'라고 버젓이 소개하고 있다.
실제 모악회를 담당업무 중 하나로 맡고 있는 P씨에게 '모악회를 공,사조직?, 어느쪽으로 보아야 하느냐?'라고 묻자 "사조직으로 보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직원이 사조직 관련 업무를 보좌, 담당하는것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김제시장이 회장직으로 되어 있어 행정부서에서 보좌하는것 뿐이고, 모악회 내부규칙에 모악회 간사를 '행정지원과'로 두고 있어 그렇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제시장을 장으로 하고 공공성을 내세우며, 내부 회칙에 '시 행정인력 선임 규칙'을 두면 자유롭게 시 공무원에게 업무 보좌를 맡기고 청사 등 공공재 이용이 가능하다고 해석될 수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행정인력이 투입되고, 공공재를 이용하며, 지역 기관장 등의 회원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투명성 답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김제시가 공공기관과 사회단체장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단체장은 C회 회장과 J 단체 회장 등 극 소수라고 전해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 10일, 김제시측에 모악회 명단, 모악회 운영규칙 등의 자료를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전혀 답변이 없다. 모악회 입장에서는 관련 법령, 조례 근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자료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
사조직 이기에 정보공개법을 근거한 정보공개 요구도, 회의록 공개 또한 힘들어 보인다. 김제지역 기관장 등 핵심층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어떤 정보를 공유하는지, 회의록은 작성하는지 전혀 알 길이 없는 실정이다. 단지 김제시가 전하는 모악회 관련 보도자료로 가늠할 뿐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입회가 가능한 것도 아니다. 공개되지 않는 내부회칙을 기준, 회 의결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지역 내 실세 중의 실세 모임이란 평을 받고 있는 모악회. 정의와 청렴을 내세운 박준배(김제시장) 회장이 현 상태 유지와 처방전 중 어느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관심이 모여 진다.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관련 법령, 조례 등 근거가 전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취임 후 경기도 내 기관장 모임인 ‘기우회’ 모임에 단 한차례도 참석하지 않았고 탈퇴를 결정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비슷한 모임인 인화회를 취임하자마자 탈퇴했다.
인천의 한 사회단체 관계자는 인천 인화회에 대해 "이런 모임을 통해 권력층으로 불리는 기관장들이 주요 정보를 선점하고,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구조가 더욱 강화된다”며 "노동자와 농민, 서민 등 단체가 배제된 이런 모임이 과연 사회 전체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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