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어 미숙한 해외업무 담당자 뽑은 대전시
라안일
raanil@hanmail.net | 2017-07-05 18:03:06
[세계로컬신문 라안일 기자] 해외업무담당자를 뽑으면서 영어가 미숙한 지원자를 뽑는 일이 대전에서 벌어졌다. 특히 이 담당자가 해외업무가 아닌 마케팅업무를 보고 있어 특혜 채용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1월 26일 ‘대전광역시 2017년도 제2회(5개 분야) 임기제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 계획 공고’를 냈다.
이 공고에는 예술의전당 공연장운영 전문요원 분야 지방행정주사보를 뽑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분야의 주요업무는 ▲해외업무담당/해외(공연단체·예술가) 초청 공연 담당 ▲국제교류업무/AAPPAC(공연예술 국제기구), Agency(해외기획사) 네트워크 업무 ▲공연기획업무/시즌 프로그램, 자체브랜드 개발 등이다.
시는 1월 공모에서 최종면접까지 봤지만 합격자가 없자 4월 11일자로 재공고했다. 재공고를 통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장운영 전문요원 “라”급으로 마케팅 업무를 보던 A씨가 최종합격했다.
하지만 A씨의 자질을 놓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분야의 주요업무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인 전문가를 뽑아야 하지만 시는 어떤 이유인지 영어가 미숙한 A씨를 채용했다.
A씨와 수년간 근무했던 동료들도 A씨가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어렵다고 토로했다.
오병권 대전예술의전당 관장도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시인했다. 오 관장은 “해당 담당자가 영어가 서툰 것은 사실”이라며 “제가 영어가 가능해 (해당 업무를) 도와주면 된다”고 말했다.
본지는 A씨에게 이 같은 의혹을 풀기 위해 영어로 대화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A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A씨는 “채용은 시에서 주관했고 저는 절차에 따라 응시해 합격했다”며 “제가 영어를 잘 하는 지 못하는 지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도 서류전형과 면접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영어능력을 확인했냐는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시는 ▲학사학위 취득 후 1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2·3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8급 또는 8급 상당 이상의 공무원으로 2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등 A씨가 자격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예술의전당이 공연장운영 전문요원분야 공고과정에서 보인 행보도 석연치 않다. A씨의 전임자였던 B씨는 해외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3월 갑작스레 마케팅업무로 보직이 변경됐다. B씨의 임기가 4월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이와 함께 A씨가 6월 1일자로 임용된 이후 현재까지 해외업무가 아닌 이전 업무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어 A씨를 내부승진시키기 위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시와 예술의전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현재 마케팅업무를 볼 인원이 부족해 보직변경을 요구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해당 업무를 맡겨주면 잘 할 자신이 있다”고 피력했다.
다만 A씨는 해외공연단체 및 예술가 초청업무를 맡아본 적 있는지, 국제교류업무를 경험한 적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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