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교실에서 시작된 국방 혁신” 군 특성화고, 미래 전력 키운다

박진선 기자

pin8275@naver.com | 2026-03-31 18:19:36

드론·사이버·통신 인재 양성, 경기·강원 4개교 합동 출범 경기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군 특성화고 기술인력 육성사업’ 합동 발대식을 진행했다.  [사진 = 박진선 기자]

[세계로컬타임즈] 31일 대한민국 국방부와 경기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군 특성화고 기술인력 육성사업’이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경기·강원 지역 4개 특성화고가 참여한 합동 발대식이 수원에서 열리며, 국가 안보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기술 기반 군 전력’의 인재 양성 체계가 고등학교 단계까지 확장됐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출범을 넘어, 대한민국 국방 패러다임 변화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인 병력 중심 군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중심의 정예 군대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서, 기술 인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군 전력의 핵심은 드론, 사이버, 인공지능(AI), 통신 등 고도의 기술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무기체계의 정밀화와 정보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를 운용하고 유지할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정부는 기존의 단기적 병력 운용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단계부터 체계적인 기술 교육을 통해 군 전문 인력을 조기에 양성하는 전략이 추진됐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경기도교육청이 손잡고 이번 사업을 기획한 배경이다.

실제 군 내부에서도 기술 인력 확보는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드론 운용, 사이버 방어, 정보통신 장비 유지·보수 등은 단기간 교육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기관과 군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합동 발대식에는 수원공업고등학교를 비롯해 안산공업고등학교, 세경고등학교,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등 4개 학교가 참여했다. 이들 학교는 앞으로 기계, 전자, 통신 등 군과 직접 연계된 기술 교육 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학생들은 단순히 이론 중심의 교육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군 현장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실무형 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졸업 이후에는 군 기술 부사관이나 국방 분야 전문 인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도 제공된다.

특히 주관교인 수원공업고등학교는 이번 사업의 실질적인 운영 중심 역할을 맡았다. 기능권역 학교장으로 참여한 오금자 교장은 행사 전반을 총괄하며, 교육과 군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취업 연계 프로그램이 아닌 ‘진로 설계형 교육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오금자 교장은 “학생들이 단순히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주체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 발대식이 새로운 도전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특성화고 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그동안 일부 특성화고는 취업 중심 교육에 치우쳐 학생들의 장기적 성장 경로를 설계하는 데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이번 모델은 ‘교육→군 기술 인력→전문 경력’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커리어 경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다층적 협력 구조다. 국방부가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교육 콘텐츠와 인프라를 지원하는 가운데, 경기도교육청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교육과정 운영을 맡는다. 여기에 수원특례시가 지역사회 연계를 담당하면서 ‘교육-군-지자체’ 삼각 협력 체계가 구축됐다.

이 같은 구조는 군 특성화 교육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학교와 군 간 개별 협력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지역사회까지 포함한 통합 플랫폼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교육 정책 방향도 분명히 제시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번 발대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국가 안보를 지키는 미래 기술 인재 양성의 출발점”이라며 “강한 군대는 결국 우수한 기술 인력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성화고 학생들이 일하면서 배우고,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직업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군 인력 확보를 넘어, 직업교육 전반의 혁신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학력 중심’에서 ‘능력 중심’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참석한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날 대대장 역할을 맡은 김재욱 학생은 “발대식을 통해 자부심을 느꼈고 군에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체력과 기술을 모두 갖춘 최고의 군 간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역시 안정적인 진로와 전문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막연했던 진로가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며 “아이의 미래를 국가와 함께 설계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첨단 기술 중심 군 구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기술 인력 공급 체계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청년층의 진로 불확실성을 줄이고, 직업교육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교육과 군의 요구를 균형 있게 반영하고, 학생들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군 복무 이후 민간 분야로의 경력 연계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경기·강원 군 특성화고 합동 발대식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출범을 넘어, 대한민국 국방과 교육의 새로운 접점을 제시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기술이 곧 전력인 시대,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국가 안보의 큰 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군의 미래는 더 이상 전장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출발점은 이미 교실 안에 들어와 있다.

세계로컬타임즈 / 박진선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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