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5년까지 국내 25만대 보급목표로 적극 지원
충전시설 대폭확충·국가보조금·보험개발 등 정비 나서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로 앞선 中업계 역전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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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고 있다. |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전기자동차 산업은 전기전자와 기계, 정보통신기술(ICT)이 결집된 최첨단 융·복합 산업이다.
정부는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4개 업종의 융합 연합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인지·판단 관련 8대 자동차 핵심부품, 자동차용 파워반도체, 투명하고 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밀도 혁신전지 등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한다는 것.
최근 세컨드카(Second Car)로서 전기차 보유가 증가 중인 것도 전기차 산업 발전에 청신호로 다가온다.
전기차를 세컨드 카로 등록한 승용차의 소유자는 2014년에 335명이었으나 지난 6월 말에는 3896명으로 약 11배 증가했으며 전기차의 중고차거래(이전등록)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전기차를 시내 주행용으로 마련한 이 모(46)씨는 “기존 운행하던 차량은 기름도 많이 들고 차체도 커 시내 주행용으로 지난달 전기차를 마련했다”며 “각종 보조금 혜택으로 구입비도 예상보다 적게 들었고 유지비도 무척 낮아 자주 애용하고 있어 주변에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2025년이면 500km 주행 가능
전기차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주행거리로 이는 배터리 성능에 의해 좌우된다.
삼성SDI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2018년 1회 충전으로 소형차 300km, 중형급·SUV 5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3년에서 2025년이면 소형차는 500km, 대형차는 7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가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전기차 내수시장 활성화에 적극 지원 중으로 2020년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를 20만 대, 공공 급속충전시설을 1400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국가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지자체별로 최대 800만원까지 더 지원하고 있어 구매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 인프라도 적극 확충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서울과 제주에 2㎞당 1기의 공공 급속충전기를 갖추는 등 국가 주도로 공공 급속충전시설을 637기 구축하고 2020년까지 민관 협업으로 급속충전시설 3100개(전국 주유소 4분의 1 수준)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국 4000여 개 아파트 단지와 대형마트, 주유소 등 충전기 이용이 편리한 시설에 총 3만 개의 급속·완속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와 KT링커스가 서울, 대구, 순천, 성남 등의 공중전화부스 9곳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한 것도 눈에 띈다.
매년 20곳 이상씩 늘릴 예정이다.
이 밖에도 공동주택에서의 전기차 충전 문제 해소를 위해 이동형 충전기 사용제도를 도입하고 민간 충전사업을 허용할 계획이다.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에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 등을 두도록 하는 등 충전시설 설치 의무화 입법화도 추진 중이다.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전기차 충전소요시간 10시간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최소 충전속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대다수 전기차 성능이 향상돼 시간 제한이 필요없다는 지적에서다.
이형섭 환경부 청정대기기획과장은 “전기자동차 평가기준 정비를 통해 발전된 기술을 합리적으로 평가하여 성능이 우수하고 이용이 편리한 전기자동차 보급을 촉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전기차 선택 폭을 넓혀 2020년까지 전기차 25만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공공주택 입주 시 전기차 등 저공해 중고차의 가액산정 불편(저공해 중고차를 구매한 공공주택 입주자는 보조금을 확인하기 어려워 자동차 가액이 보유자산의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발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내역을 자동차등록원부에 기재토록 했다.
또 9월부터는 전기차(하이브리드 제외)의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50% 할인하는 등 전기차 이용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기차 이용 활성화 정도는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는데 제주도가 여전히 전기차 등록 1위 광역지자체로서 전체 전기차 등록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말과 대비하여 대전, 세종, 충북은 2배 이상, 대구와 전북은 3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단점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자동차보험도 개선 중으로 전기차 전용보험 개발해 차량 가액보다는 사고 파손 부위, 사고형태별 발생 빈도 및 운행 패턴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산출해 보험료를 20% 저렴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전국 유료도로 통행료 할인,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한시적 운행 허용 등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의 최대 장점은 연료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많아도 킬로와트시(kWh)당 232원, 적으면 57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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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전기차 i3가 전기충전을 하고 있는 모습. |
누진제도 적용되지 않는데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에도 사용요금을 kWh당 313.1원으로 낮다.
1kWh면 평균 7km를 주행할 수 있어 완속충전기와 급속충전기를 함께 이용할 경우의 평균 비용은 휘발유차의 33%, 경유차의 47% 수준에 불과하다.
지자체들도 전기차를 신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전기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려고 하는 제주도는 전기차 보급 대수를 올해까지 2만9000대로 늘리고 2020년에는 13만5000대, 2030년에는 37만7000대까지 늘려 제주도 내 자동차를 100% 전기차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전라남도는 영광 대마산단에 전기자동차 연구와 시험을 위한 ‘e-모빌리티 지원센터’ 등 친환경 소형자동차 클러스트를 구축하고 있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의 에너지밸리에는 SK텔레콤과 한국전력이 함께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협력센터가 들어선다. 여기엔 5년 내에 5000억 원이 투자된다.
◆ 자동차 업계 미래 먹거리 ‘전기버스’
특히 최근 지자체가 친환경 버스에 관심을 크게 가지면서 국내외 업체가 전기버스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와 김포는 각각 올해 말까지 전기버스를 60여대, 50여대를 노선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포항과 서울, 부산, 구미도 도입에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국내 상황에 중국 시장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는 저상 전기버스 ‘eBus-12’를 국내에 내놨다.
324kWh 용량 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해 한번 충전으로 410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저상버스 보조금(1억원)을 지원 받을 수 있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친화적 자동차 인증을 받게 되면, 개별소비세·교육세·등록세·취득세 면제 혜택도 가능하다.
또 중국업체 에빅(AVIC)는 이미 주행거리 140km 전기버스를 김포에서 운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상용차 업체 포톤(FOTON)도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국내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중국, 미국, 유럽 등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적극 노력 중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 현대자동차도 지난 5월 상용차 박람회 ‘트럭&버스 메가페어’를 통해 전기버스 ‘일렉시티’를 공개하며 전기버스 생산 능력 과시에 나섰다.
플러그인 방식을 채택한 일렉시티는 256kWh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돼 정속 주행 시 1회 충전(67분)으로 최대 29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단기 충전(30분)만으로도 170km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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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5월 열린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 행사장에 전시된 전기버스 ‘일렉시티’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내년도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전기버스 ‘일렉시티’ 모습. |
국산 전기버스 중에는 가장 좋은 스펙인데다 무엇보다 외관 디자인이 한국과 중국 업체 차종을 통틀어 가장 미래지향적이란 평가다.
현대차는 “차량 외관은 친환경차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화이트 컬러 바디 위에 단순하면서도 강하게 흘러가는 블루라인을 입체적·역동적으로 표현했다”며 “첨단 하이테크 이미지인 전·후면 램프가 더해졌는데 향후 현대 상용차 라인업 디자인 정체성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일렉시티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일렉시티를 출시하면 여러모로 국내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첨단 기술이 적용됐으며 수십 년간 국내 버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수요자가 니즈를 파악해 차량 개발에 반영할 수 있는 점은 현대차가 가진 최대 자산으로 꼽힌디.
전국적으로 촘촘한 A/S네트워크도 강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첨단 기술을 모두 담아 개발된 차량인 만큼 시민 안전과 서비스,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