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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장기간 집중호우로 전국적인 차량 침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장기간 폭우에 자동차 유실‧파손이 전국적으로 집중 발생하면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선방했던 손해율이 이번 장마로 실적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보험료 인상 전망이 제기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손해율 100%는 보험사가 100억 원의 보험료를 받아 100억 원 모두를 보험 지급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을 78~80%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작년 이어 올해도 손해율 고공행진
1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자동차 침수 피해가 크게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초 80%대에서 최근 90%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손보업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차량사고 감소와 연초 시행된 보험료 인상 등의 효과가 맞물리면서 손해율이 80%대로 형성되면서 수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 장마 이후 상황이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손해율 상승폭을 토대로 업계 일각에선 90%대 복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통상 손보사들의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장마‧태풍 등 계절적 요인에 좌우되는 만큼 올 하반기 이들 기업의 손해율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장마는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 피해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건도 예상돼 손해율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손해보험협회가 자동차 보험을 판매 중인 국내 12개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지난 7월9일부터 8월4일 오전 9시까지 차량 침수와 낙하물 피해 접수 건수를 파악한 결과 전국 총 4,412건, 손해액만 471억 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7~10월 기간 집계된 작년 전체 추정 손해액인 343억 원을 훌쩍 넘어선 액수다.
대형 손보사 포함 총 9개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가마감)은 89.3%로 집계된 가운데 ‘빅4’(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의 경우 손해율이 84.8~86.5% 수준으로 높게 형성됐다. 업계에서 적정 수준으로 인식하는 최대 80%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문제는 작년에도 가뜩이나 높았던 손해율이 올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대형 손보 4사는 작년 8월 기준 평균 손해율이 모두 90%를 넘긴 바 있다. 이같은 연속적인 손보사들의 손해율 증가는 하반기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들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보험료 인상이 우려된다. 보험료 인상 문제는 즉각적인 소비자 부담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실적이 좋지 못한 중소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롯데손보는 올해 자동차 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4.5%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블랙박스 설치 차량에 적용해온 최대 4% 보험료 할인 혜택을 폐지하기도 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역대급 장마에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폭우 양상이 이례적이고 피해 규모도 상당한 만큼 손해율 면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차량 침수 피해가 잇따르면서 이같은 경우 자동차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보험 가입 시 자기차량손해담보를 특약 추가했다면 침수 등 장마 관련 대다수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기부담금은 제외된다.
주차장에 주차했다가 침수 피해를 겪거나 태풍‧홍수 등으로 차량이 파손된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운전자가 차량의 창문 등을 열어뒀다면 이는 운전자 과실로 인정돼 보상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