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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예술공원에서 지난달 19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효실천 사랑나눔공연에 앞서 은빛예술공연단 지승혜 단장(왼쪽)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영재 기자) |
[세계로컬타임즈 유영재 기자]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부다지구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자체도 충격적인 일이지만 이 유람선에서 참변을 당한 탑승객들의 사연이 가슴을 울리고 있다.
여행사에 따르면 관광객 30명은 가족이나 부부·남녀 커플·친구 등 가족·지인 단위 9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관광객 중에 인천에 사는 김기안(여·61세) 씨와 남편 김일준 씨, 딸 김현주 씨, 손녀(7세) 등 일가족 4명 모두가 아직 실종 상태인데, 이들은 조부모·딸·손녀까지 3대에 이르는 일가족으로 주변 사람들을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평소 김기안 씨가 활동했던 인천 은빛예술공연단 지승혜(여·66세) 단장은 “김기안 씨는 명랑하고 부지런한 단원이며, 공연단 총무를 5년 동안 역임하는 가운데 지역 봉사도 10년 정도 열심히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이번에 헝거리에는 회갑 기념여행으로 가족들과 함께 7박8일 일정으로 간 것”이라며 “갑작스런 비보에 아들과 사위가 급히 헝가리 현지에 간 상태”라고 했다.
그리고 “10년 전 은빛예술공연단에 입단해서 장구와 북 치는 것을 배울 때, 딸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1살 된 손녀를 데리고 온 적이 있었다”며 “구석진 자리에 손녀를 재워 놓고 연습하다 손녀가 깨서 울면 달래서 다시 재워 연습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 단장은 ”그랬던 손녀가 벌써 7살이 돼서 유치원에 다닌다“며 ”김기안 씨는 집안이 화목하게 지냈으며, 지역 봉사를 유달리 열심히 했는데 무사히 돌아와 다시 같이 활동하기를 바란다”며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지인 중 한 명은 ”이들은 모두 한 집에 거주하던 중 피부관리숍을 운영하는 딸 김현주 씨가 손녀를 돌봐주는 부모님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효도관광에 함께 나섰다가 3대가 변을 당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지인은 “모친이 환갑을 맞아 기념여행을 모두 같이 떠났는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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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사고 엿새째인 3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현장에서 대한민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수중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편,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엿새째인 3일(이하 현지시간) 실종자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새벽 4시(한국시간), 현지시간으로 밤 10시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부다지구를 운항하던 '허블레아니' 유람선이 헝가리 의회 근처에서 다른 유람선이 뒤에서 충돌해 7초만에 침몰했다.
이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35명이 승선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시신이 발견된 곳은 부다페스트 사고 현장에서 남쪽으로 직선거리 102㎞ 정도 떨어진 하르타(harta) 지역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60대 남성이 발견됐다.
그리고 3일 오후에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한 머르기트 다리 인근 유람선 사고 현장에서도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한국인 9명이 사망하고 헝가리인 2명을 포함한 17명이 실종된 상태다.
(본지는 실종된 3대 일가족의 '유가족' 동의로 실명을 밝힌 것이니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