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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시 CCTV 관제센터 모습(사진=김제시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조주연 기자] 영화 '슬로우비디오'에서 극중 여장부(배우 차태현)는 CCTV 관제요원으로 근무한다. 수백대의 CCTV가 전송하는 화면을 주시하며 시민들을 도와주고 때론 위험으로 부터 지켜내는 모습에 수많은 관객들은 가슴 찡한 감동을 선물 받았다. 영화 속 주인공 '여장부' 같은 역량을 보여 준 한 지자체 공무원에 의해서 한 시민이 동사위기를 모면했다.
전북 김제시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으로 근무하는 원경숙씨는 지난 9일,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수백개의 관제화면에 시선을 집중했다.
밤10시 19분께 김제시 검산동 한 도로에서 전송되는 관제화면을 지켜보던 원 씨는 화면 속 조그마하게 보이는 한 시민(A씨)을 발견, 곧바로 CCTV 배율을 확대해 예의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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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김제시 CCTV 관제화면에 한 시민이 화물차 적재함에 올라가는 모습(붉은 원안). (사진=김제시 제공영상 갈무리) |
본지가 단독 입수한 해당 CCTV 화면에 따르면 60대쯤으로 보이는 A씨는 맨발로 5톤 화물차의 적재함에 오르려 애쓰고 있었으며 술에 취한 듯 보였다. 힘겹게 적재함에 오른 A씨는 바닥에 주저 앉아 옆에 있던 적재함 포장재를 덮고 잠을 자듯 누웠다. 사실상 관제 화면에서 A씨는 사라졌다.
해당 CCTV가 설치된 곳은 인적이 드물어 지나가는 보행자가 A씨를 발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 보였다. 당시 기온은 영하 10도로 A씨가 화물차 적재함에서 이대로 잠든다면 사실상 동사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
관제요원 원 씨는 곧바로 해당 내용을 경찰에 전하고 A씨의 구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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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씨가 힘겹게 화물차 적재함에 오르고 있다. 2, A씨가 적재함에 놓인 포장재를 덮고 잠을 청하려고 한다. 3, 화물차 적재함에 A씨가 있지만, 전혀 분간 할 수 없다. 4, 윤 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윤 씨가 구해지고 있다.(사진=김제시 제공영상,세계로컬타임즈 편집) |
원 씨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에 의해 A씨는 무사히 구조됐다. 한 관제요원의 집중력 있는 관제 덕에 한 시민의 소중한 생명이 구해지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낼 수 있었다.
김제시의 경우 총 12명, 동 시간 3명의 관제요원이 593대의 카메라 화면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집중력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원 씨가 관제화면 속에서 조그마하게 등장한 시민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거나 2-3분이라도 늦게 해당 위치의 CCTV화면을 확인 했다면 영하 10도의 기온속에 잠든 A씨가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
김제시의 통합관제시스템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에만 각종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등으로 지역경찰로부터 네번의 감사장을 수여받는가 하면,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김제시 김종배 정보통신과장은 "화면을 모니터링 하는 관제요원들의 노고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장시간 집중관제로 피로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성실한 노력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관제요원들의 수고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김제시 관제센터가 지역 안전요원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 가운데 과중한(세명이서 600여대 화면 모니터링) 업무 분담을 덜어주기 위해 관제요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이번 사건 처럼 주간 보다는 야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심야시간대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CCTV 도입도 절실해 보인다.
한편, 경찰은 동사 위기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한 원 씨의 공로를 인정해 지방경찰청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인걸로 알려지고 있다.
CCTV 저 넘어 원 씨같은 관제요원이 시민들을 지켜보는 한, 조금 더 안전한 지자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