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타계로 위기 ‘한진그룹’…경영권 이상무

조정현 / 2019-04-09 11:20:25
오너 일가, 상속세 재원마련 충분…지배구조 유지 가능성 높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 조기가 걸려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조정현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소식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가는 오히려 약 20%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상속세 마련을 위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 축소와 이로 인한 2대주주 KCGI와의 지분격차 축소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이 호재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조 회장의 타계로 인해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한진칼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지분율 변화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지배구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조 회장의 보유 지분가치는 약 3,543억원으로 상속세율 50%를 감안할 경우 상속세는 약 1,771억원에 달한다”며 “지분상속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만 1,700억원 이상으로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세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를 감안할 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속세 재원으로 한진칼 지분을 제외한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와 대한항공 지분매각을 통해 약 750억원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며 “한진 등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등의 자산매각 등을 통한 배당여력 및 배당금 확대, 연부연납신청을 통해 최대 5년 간 상속세 분할납부, 보유 및 상속지분의 담보대출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감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진칼을 제외한 조 회장의 보유지분은 대한항공 보통주 및 우선주 약 8억2,000만원, 한진 보통주 297억원, 정석기업 지분 약 446억원, 토파스여행정보 2억원 등으로 약 752억원이다.

양 연구원은 “한진칼이 조 회장의 한진 지분 인수를 통해 지분율을 현재의 22.2%에서 29.2%까지 확대해, 한진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히, 정석기업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율은 48.3%로 높아, 한진칼이 추가 인수하기 보다는 외부 매각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 가능성 있다”고 판단했다.

한진 계열사 및 한진칼이 배당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한 보유 부동산 매각도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한진이 보유하고 있는 동대구 터미널(매각 예상가격 약 300억원)과 부산 범일동 부지(매각 예상가격 약 1,000억원) 등의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 회장의 지분이 3남매에게 비슷한 비율로 상속되더라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경영일선 복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3남매 간 지분정리 및 계열분리 등의 과제는 남더라도 당분간은 지분공동보유 등으로 조원태 대표이사에게 경영권이 집중될 가능성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 타계로 지분 상속 등을 통한 후계 승계작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지만, 이로 인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부동산 및 비 핵심 계열사 매각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여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진에어·한진·정석기업 등은 현재의 구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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