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진의 ‘예술가 그게 뭔데’㉔] 영부화 작가 정동수 “행복 기원하는 그림”

김영식 / 2024-03-26 12:55:29
‘부적 형태 그림으로 한‧일 활동’ 정동수 작가편
▲ 정동수 작가.(사진=변성진 작가)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예술은 늘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작품전시가 개최되고 있으며,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내적 외적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대중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예술가의 작업 결과물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예술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전에는 완벽한 소통이 아닌 순간의 감성 소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진작가 변성진의 <예술가, 그게 뭔데?>는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갈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예술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술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예술이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등 예술가 이야기를 군더더기없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들어봤다.

관련 릴레이 인터뷰 중 스물네 번째로,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부적 형태의 다양한 그림 작품을 그려내는 ‘영부화’ 정동수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무병장수.ⓒ정동수 작가

Q: 자기소개.

A: 저는 여러 문자나 그림을 샤머니즘적이고 예술적인 영감을 토대로 한지, 명주 천, 비단, 캔버스, 나무, 기와 등 다양한 소재와 오브제에 부적 형태의 그림으로 표현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 중인 영부화(靈符畵) 작가 정동수입니다.

Q: 추구하는 작업 방향 또는 스타일이 있다면.

A: 통상적으로 알려진 손바닥만 한 노란 종이에 빨간 경면주사로 쓰는 방식의 틀을 벗어나 1m가 넘는 대형 한지에 그리거나 10cm 남짓한 작은 종이에 영부화를 그리는 등 표현의 폭을 자유자재로 늘렸다 줄였다가 하고 있으며, 동양적인 그로테스크 아트를 추구합니다.

Q: 특별히 표현 매체의 다양성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는지.

A: 저는 예술이라 하면 스스로 형과 틀을 깨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 있는 일종의 실험과 도전의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변성진 작가와 협업 전시 장면.

Q: 지금 하는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저는 실제로 40여 년 전에 신내림을 받은 현직 무속인입니다. 무속인이라고 하면 사회적 편견도 있고 오해도 있겠지만 심리상담이라는 직업의 한 종류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몇몇 잘못된 행보를 보이는 가짜 무속인들도 있지만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며 묵묵히 자기 수행의 길을 걷는 참 무속인들도 많습니다. 진정한 무속인이라면 여느 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욕심이 없어야 하며, 얼마든지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제가 영부화를 그리고 전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기부한 적이 많습니다. 저는 최대한 많은 사람과 행복을 나누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작가 혹은 다른 분야와의 협업에 관한 생각.

A: 협업에 대해서는 어떤 분야든 매체든 저는 긍정적입니다. 단 지나친 대가를 바란다거나 하는 너무 비즈니스적인 협업보다는 순수한 예술교류의 목적으로 협업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굿 사진을 찍는 변성진 사진가와 협업을 한 적이 있는 데 개인적으로 그때의 경험이 영부화 화가로의 행보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 심봤다.ⓒ정동수 작가

Q: 인생의 길잡이가 되는 명언 또는 글귀가 있다면.

A: 누구나 나와 같을 수는 없다. 비판하기 이전에 존중의 마음을 먼저 갖자.

Q: 본업 병행작가와 전업작가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에 대한 내 생각.

A: 작가의 길이 본업이 된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상황에 따라 생계를 유지하며 작품 활동을 하는 것도 작가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작업에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산의 기운.ⓒ정동수 작가

Q: '독창적인'이라는 것에 관한 생각은.

A: 저도 어찌 보면 아직 예술과 작업에 대해 연습 중인 연습생 입장과 다를 바 없어서 몹시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독창적인 것은 나보다는 남들이 보는 시선이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다른 사람이 독창적이라고 해야 진짜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꾸준히 영부화를 그릴 것이며, 전시와 영부화 도록집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Q: 나는 이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A: 어떻게 보면 무속과 예술가의 길은 참 외로운 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저만을 위해서가 아닌 모두를 위해 행복을 전파하던 무속인이자 영부화 작가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 행복.ⓒ정동수 작가

[인터뷰: 변성진 작가/ 자료제공: 정동수 작가/ 편집: 김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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