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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에서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는 지난 2011년 6월(3.25%)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여전한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이뤄진 조치다.
다만 한은은 경기 침체 등 금융시장 불안을 감안해 이른바 ‘베이비스텝’을 단행,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고물가·금리 격차 확대 등 종합적 고려 조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 조치는 여전히 5%대 고물가 상황 지속,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지난 4월, 5월, 7월, 8월,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인상 조치를 단행하면서 사상 최초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번 한은의 ‘베이비스텝’ 단행은 외환시장보다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1,400대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며 이날 전일대비 14.3원 내린 1337.5원에서 출발했다.
국내 물가 오름세가 아직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전년 동월 대비 5.7% 올랐다. 상승률은 지난 7월(6.3%) 정점을 찍은 뒤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재차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을 예측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의 경우 이달 4.2%로 10월(4.3%)보다는 낮아졌으나, 지난 7월 역대 최고치(4.7%)를 기록한 이후 5개월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1%포인트까지 확대된 한·미 금리 역전폭도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될 경우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커진다. 이렇게 되면 자본유출에 따른 원화 약세 동반으로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미국(3.75~4.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재차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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