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금지법·젠더폭력 근절 등 여성 선언문 발표
[세계로컬타임즈] 3월의 초봄 바람이 아직 차갑던 아침, 경기 광명시 철산 지하공영주차장 광장에는 장미꽃을 든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광장에는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시민들은 서로의 손에 장미를 쥐어주며 여성의 날의 의미를 나눴다.
제118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제6회 3·8 광명 여성의 날’ 행사가 6일 이곳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여성단체 회원과 시민 등 약 100여 명이 참여해 성평등 사회를 향한 연대의 메시지를 외쳤다.
행사는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광명여성의전화, 광명시여성단체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주 진행을 맡아 기념식과 거리행진, 장미 나눔 행사 등을 진행했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여성의 권익 신장과 성평등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상징하는 날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는 유엔이 공식 지정한 국제 기념일로 전 세계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한국에서도 매년 3월이 되면 여성단체와 시민사회가 중심이 돼 성평등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특히 지역 단위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는 여성 인권과 성평등 문제를 일상 속에서 환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명에서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여성의 날 행사가 이어져 왔다. 올해로 6회를 맞은 ‘3·8 광명 여성의 날’은 지역 시민들이 성평등 의제를 공유하고 연대하는 대표적인 시민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날 행사에서 전영미 광명여성의전화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여성의 날의 의미를 강조했다. 전 대표는 “세계여성의 날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지역사회에서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며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연대가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장명숙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과 김봉선 광명시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공동으로 여성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에는 최근 시민들의 정치적 참여와 사회적 변화를 언급하며 “성평등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선언문은 특히 다음과 같은 요구를 제시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젠더폭력 없는 사회 구축 △노동과 재생산권에서의 실질적 성평등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와 성평등 개헌 등 이들은 “성평등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다양한 시민 발언도 이어졌다. 권미경 경기도농아인협회 광명시지회장은 축사를 통해 “다름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에서 모든 여성들이 당당한 주권자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성평등 사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1분 발언’에서는 여성 인권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들이 제기됐다. 최희숙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성 장애인들이 겪는 성폭력 문제를 언급하며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창미 광명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성폭력 피해자 최말자 씨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은 사건 발생 61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지며 사회적 관심을 모은 사례다. 윤 활동가는 “우리는 과연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성평등은 단지 구호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지키는 구체적인 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진 광명시여성단체협의회 수석부회장 역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고 능력에 따라 평가받으며 존엄을 침해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기념식을 마친 시민들은 곧바로 거리로 나섰다. 참가자들은 철산 지하공영주차장 광장에서 출발해 광명시장 앞까지 행진하며 성평등 사회를 위한 메시지를 외쳤다. 행진 이후에는 광명시장 인근 상가를 돌며 시민과 상인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고 여성의 날의 의미를 설명했다.
장미는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꽃으로, 존중과 연대를 의미한다. 이날 시민들은 장미꽃을 전달하며 성평등의 의미를 일상 속에서 공유했다.
광명에서 열린 이날 행사 역시 지역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며 성평등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광장에 모였던 시민들은 장미꽃을 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들이 외쳤던 메시지는 광명 도심 곳곳에 울려 퍼졌다. 이날 광명 광장에서 시작된 외침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세계로컬타임즈 / 이배연 기자 pin827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