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보험 출시…업계 거부 분위기에 우려↑

김영식 / 2021-06-28 14:41:31
막대한 손실에 손사래…“감당 어려워”
▲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업계 난색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동양생명 본사 전경.(사진=동양생명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이른바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출시가 내달 1일로 임박한 가운데 최근 업계에서 난색을 표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서비스 사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증·할인을 제공하는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 지난해 실손 2조5천억원 적자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관련해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높아진 손해 리스크에 잇따라 판매 불가를 선언하고 있다.

우선 동양생명은 내달부터 새로운 실손보험 출시 방침을 접었다. 이에 기존 3세대 실손 상품만을 이달 말까지 판매하는 한편, 고객이 새 상품으로 전환을 요구할 경우로 한해 4세대 상품을 제공한다.

실제 최근 보험사들은 지속적으로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11년~2013년 기간 AIA생명을 비롯해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도 속속 4세대 상품 포기 의사를 밝혔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 국민의 75%에 달하는 3,900만 명 이상에 달해 통칭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가입자 일부에서 과잉치료 문제가 불거지며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정부는 보험사 적자 감소를 목표로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정책적으로 지원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4년 만에 개편되는 셈이다.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이 출시되면 앞서 지적된 과잉진료 등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보험료 차등제’를 적용해 의료이용이 많은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를 더 걷겠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보험이 기존 상품 대비 보장범위·한도는 유사하면서도 보험료 부담은 10~70% 수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 실손보험은 ‘팔면 팔수록 적자’라는 부정적 인식이 자리하면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지난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상품에서만 2조5,000억 원 적자를 떠안았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실손보험 손해액은 2조3,694억 원, 생보업계 실손보험 손해액도 1,314억 원에 각각 이르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선 실손 판매로 적자가 커질지 줄어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리스크를 안고 판매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더욱 악화될 경우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접는 회사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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