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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재산을 건국대학교에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사진제공=건국대학교> |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평생 모은 재산을 건국대학교에 기부한 이순덕 할머니가 28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이순덕 할머니는 2005년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 후문 앞 4억원 상당의 건물을 건국대에 기부한 것으로 시작으로 다음해 북한에 있는 동생들을 위핸 남겨뒀던 예금 2억원도 학교에 기부했다.
2015년에도 건국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해 지금까지 건국대에 기부한 액수만 7억여원에 이른다.
이순덕 할머니는 "건국대 학생들에게 번 돈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가고 싶다"며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때 혈혈단신 건국대 인근에 정착한 할머니는 삯바느질과 허드렛일로 모은 돈으로 건국대 후문에 1961년 담배가게를 열고 본격적으로 돈을 모았다.
평생 모은 돈으로 광진구 능동로에 2층 건물을 마련해 1층에는 식당을 운영하고 2층에는 건국대 학생들에게 세를 주고 살았으며 늘 북에 둔 두 여동생을 그리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던 중 파키슨병과 폐렴 등으로 몸이 쇠약해지자 동생을 위해 모은 돈을 학생들을 위해 기부하기 시작했다.
건국대는 할머니의 이름을 딴 '이순덕 장학기금'을 운영하며 2015년부터 매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4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또 2006년에는 건국대 산학협동관 3층 강의실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이름 붙이고 할머니의 사진이 새겨진 기념동판을 강의실 앞에 걸었다.
할머니는 "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학생들에게 베풀고 가는게 당연하다"며 "많진 않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됐으면 좋겠다"고 평소 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의 별세에 이웃들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곁에서 지켜본 이웃들은 "자신을 위해서는 먹지도 쓰지도 않아 동네사람들이 다들 '이북 또순이'라고 불렀다"며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인데 통일을 보시지 못하고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순덕 할머니의 빈소는 건국대학교 장례시장 102호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6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