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하락세…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변수는?

김영식 / 2019-07-02 14:51:42
KB부동산, 금리 인하·추가 규제 등 5가지 지목
▲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흐름을 좌우할 다섯 가지 변수가 지목됐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방·광역시는 공급물량 증가와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하락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 인하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될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값 6년 만에 첫 하락세


2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상반기 0.95%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상반기(-0.23%) 이후 6년 만에 첫 하락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활성화를 위한 2013년 4·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회복기가 시작되면서 지난해까지 상승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18년 9‧13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0.57%)과 5대광역시(-0.56%)의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56% 수준 내렸다. 낙폭 수준은 하락세가 멈춘 2013년 하반기(-0.43%) 대비 0.13%p 컸다.


재건축 규제 영향을 받은 서울은 특히 ‘강남 4구’가 위치한 한강이남권에서 아파트값이 0.80% 크게 떨어졌으며, 한강이북은 -0.28%의 변동률로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폭을 보였다.


서울 집값은 강남구(2.09%)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강동구(-1.58%), 송파구(-1.09%), 서초구(-0.83%) 지역이 하락했다. 갭투자 수요가 집중된 성북구(-1.19%)는 강동구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실수요자 시장인 서대문구(0.28%), 금천구(0.17%)는 소폭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3~5월 기간 강남권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낙폭이 점차 줄어들다가 지난달 17일 기준 27주 만에 0.01% 상승했다.


◆서울 한강 이남 매매·전세가격, 한강 이북보다 하락폭 커


경기도의 경우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된 남부권 지역에서 집값 하락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평택(-3.76%), 안성(-3.09%), 오산(-1.86%), 안산(-1.56%) 등에서 하락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도 집값 상승을 견인하며 10% 이상 올랐던 광명(-1.43%)과 성남 분당구(-1.16%)는 하락 전환했다.


반면, 구리(1.19%)와 남양주(0.42%)는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2023년 완공 예정)과 서울~세종 고속도로(2022년 완공 예정) 개발사업에 따른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했다.


5대 광역시와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5대 광역시는 지난 2009년 상반기(-0.03%) 이후 10년 만에 0.56% 떨어진 가운데, 대전(1.26%), 대구(0.30%), 광주(0.32%)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쇠퇴 등으로 지역 불경기가 지속 중인 울산(-4.11%)은 17개 지자체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부산도 1.29% 떨어졌다.


기타 지방지역은 -2.15%를 기록, 지난 2016년 상반기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경북(-3.12%), 충북(-2.57%), 경남(-2.49%), 강원(-2.35%), 전북(-2.33%) 지역 등은 2% 이상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1.15% 하락하면서 낙폭도 컸다. 하반기에도 전셋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서울에선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한 강동구(-3.99%)와 강남구(-2.80%) 지역의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남구는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아너힐즈, 래미안블레스티지 등 3,277가구, 강동구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4,932가구 등 1만1,0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경기도 역시 입주가 이어진 의왕(-4.28), 안양 동안구(-2.87%), 평택(-2.82%), 안양(-2.22%) 지역에서 특히 전셋값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지방에선 매매가격 하락률 상위 지역인 울산(-4.38%), 경북(-2.43%), 강원(-2.31%), 경남(-2.12%) 지역의 큰 하락폭이 눈에 띈다.


◆“올 하반기 상승-하락 변수 동시 존재”


KB는 “상승과 하락 변수가 혼재하는 상황”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하반기 부동산 시장 흐름에 작용할 다섯 가지 결정적 변수를 지목했다.


우선 올 하반기 ‘금리인하’ 변수다.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이 완화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낮아지고, 이는 투자금융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부동산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론 ‘유동성’이 지목된다. 시중의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시장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 성장 둔화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느낀 투자자산이 주택분양시장, 상업용부동산 등 대체자산으로 선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부 발(發) 추가 정책’ 역시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리인하 등으로 부동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정부의 추가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선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확대 및 ‘재건축 가능허용연한’ 강화 등의 규제들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청약 대기자들이 눈치 싸움을 이어가면서 올 하반기 ‘공급물량’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공급을 앞둔 48만7,000호에 달하는 아파트 물량은 최근 5년 간 물량인 40만호를 넘어선다. 지방경기 위축으로 분양 일정은 지연되고 있으나 대기 중인 입주물량과 신규분양 증가분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3기 신도시의 공급량이 지방 신도시 지역의 분양물량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3기 신도시 당첨자를 100% 청약가점 방식으로 선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무주택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수요는 줄어들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주택구입비용 부담이 확대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5년 연속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기존주택에 대한 구매력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특히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은 대출규제 강화로 자금여력이 부족한 젊은층의 진입 장벽도 높아진 상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등으로 신규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값과 비슷하거나 낮게 책정돼 기존 아파트 구입 시 시세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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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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