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자”…세계서 릴레이 ‘기후 파업’ 벌인다

임현지 / 2019-09-23 14:52:29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앞두고 185개국 한뜻……한국도 동참
▲국제기후파업을 맞아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서 열린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 참가자들이 다이-인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임현지 기자] 책임 있는 기후 위기 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세계 185여 개 국가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이는 '기후 파업'으로 불리며 우리나라도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23일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와 미주·유럽·아프리카 등 세계에서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를 안정화하기 위한 긴급 행동을 촉구하는 시위가 수백만 명의 참여 속에 잇따라 열리고 있다.


기후 파업은 이날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UN Climate action summit 2019)'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에게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긴급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 국가는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 아마존 원주민, 구글과 아마존 등 첨단 기술기업 종사자까지 각계에서 참여했다. 


기후 파업은 지난해 8월 학교에 가는 대신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인 시위(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해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떠오른 스웨덴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16)로 인해 불이 붙었다.


이후 툰베리는 140만 명이 넘는 이들의 동맹 파업을 이끌어 냈다. 올해는 이달 20~27일을 국제 기후 파업 주간으로 두고 각국에서 기후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400만 명 이상이 집회와 시위에 참여했으며,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구를 살리자는 목소리에 한국에도 동참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는 5,000명 규모의 기후 위기 비상행동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서울 이외에 대구, 부산, 경기 수원, 충남 천안·홍성 등에서도 진행됐다.


해당 행사에는 한국 시민을 비롯해 청소년·인권·노동·과학·농민·환경·에너지·종교·정당 등 각계 330여 단체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행사에 앞서 종교계·청년·지식인·여성계·노동계·의료계·학계 등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성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서울 행사 참가자들은 "지구의 모든 생명이 위기에 처해있는 이러한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며 "현재의 정치와 경제 시스템은 기후 위기 앞에서 참으로 무기력하며, 지금이야말로 바로 '비상상황'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장이 아니라 정의, 이윤이 아니라 생존이 우선이며,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안전 따위는 아랑곳없이 화석연료를 펑펑 써대는 잘못된 시스템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기후정의"라고 강조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내일은 없다', '기후 위기 지금 말하고 당장 행동하라', '정의로운 전환 대책 마련하라' 등을 연호했다. 시위에 사용된 일부 손팻말은 폐지로 제작됐다.


이들은 오후 4시 30분께 종각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렬 선두에는 '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독립적인 범국가 기구를 구성하라' 등 이들의 주장이 적힌 현수막이 등장했다. 행진 중간 이들은 사이렌에 따라 일제히 자리에 눕는 '다이 인(die-in)'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일반인 손 모(65) 씨는 "기후변화와 환경파괴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른다. 경각심을 줄 수 있는 행사라고 생각한다"라며 "더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 환경 문제는 젊은 사람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세계적으로 퍼지자 각국 정상들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1일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내년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이날 열리는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제한하고 세계 탄소 배출량의 45%를 감축하기 위한 로드맵 마련을 목표로 한다. 


이번 회의는 150여 개국의 정상과 실무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기후 행동의 고용·사회적·경제적 영향 평가 ▲기술 개발 ▲근로자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혁신적인 정책 마련 ▲개발도상국으로의 기술 전수·투자 확대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포괄적인 대화 장치 마련 등의 의제에 대해 각국 정상들의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현지

임현지

뉴스, ESG, 지방자치, 피플, 오피니언, 포토뉴스등 기사제공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