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숙 시인의 첫 시집 ‘꽃마리의 연가’

황종택 / 2021-06-26 15:00:33
순수·잔잔하면서 깊은 울림의 휴머니즘 시세계
표현력 압권…짧은 글 ‘사랑의 레시피’도 주목

“둘러보니 풀섶의 작은 풀꽃들도 온몸으로 우주를 떠받치고 있었습니다. 내 안에 무슨 꿈이 있는 지도 모르고 살다가 이순(耳順) 즈음 시 쓰기를 통해 제 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됐습니다.”

사람과 자연에 대한 사랑, 원초적 우주를 담고자 하는 문학성이 돋보이는 양향숙<얼굴> 시인이 첫 시집 ‘꽃마리의 연가’를 펴냈다. 아호 화곡(華谷)만큼이나 양 시인은 자신과 가족, 이웃을 향한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의 휴머니즘이 배어 있는 시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골짜기 안에서도 청초하고 진한 향을 피우는 지초 난초처럼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희망의 빛 같은 시어들이 돋보인다.


이훈식 서정문학 발행인(시인)은 ‘자아의 표출, 그 내면의 이야기들’ 제하의 시집 해설에서 “인간의 존재를 중요시하고 인간의 능력과 성품, 인간의 현재적 소망과 행복을 귀중하게 생각하며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정신을 가졌기에 시인은 지나온 날의 아픔도 슬픔도 미움도 시어 안에서 화해가 되고 풀 한포기 하찮은 돌멩이 하나까지도 예사롭게 보지 않는 따스한 시각을 지녔다”고 평했다.

비애와 슬픔의 감정들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게 하는 기법을 이미 터득한 시인이라는 상찬이다. 번뜩이는 시상(詩想)과 표현이 압권이어서 주목받고 있는 양 시인의 ‘사랑의 레시피’라는 짧은 글이 뒷받침하고 있다.

‘12월의 환승역’에서부터 ‘흑석동 소회’까지 4부로 나눠 총 80편의 시를 수록한 시집은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맑은 동심의 세상’을 노래하면서 불심(佛心)애 바탕한 정제된 어휘로써 우리네 삶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유유히, 초탈한 자세로 넘어서는 그 절제력은 자연의 순환과 순리에서 배우는 수양의 힘으로 이해되고 있다. ‘비 오는 날은 숲으로 가자’에서 “내 부끄러움 가리어 줄/ 자욱한 안개치마에/ 역겨움 오만 쏟아내고/ 적당히 헤매어도 좋을 / … / 영롱한 구슬로 만들어 / 풀잎에 앉은 이슬이듯/ 툭툭 털며/ 비 오는 날은 숲으로 가자.”라는 결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사느라 바빠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사는 게 인생이려니 하고 앞만 보며 살다가 먼저 등단한 남동생의 시집 발간에 자극을 받아 시작(詩作)을 했다”고 소개한 양 시인은 “시작이야말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시 쓰기를 통해 새로운 세계와 삶에 개안이 됐다는 자긍심의 발로여서 양향숙 시인의 작품 세계가 더욱 넓고 깊어지리라는 기대를 한껏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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