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해 공작’ 유죄판결 후폭풍…삼성, 공식 사과

김영식 / 2019-12-18 15:23:05
삼성전자‧물산, 공동입장문 발표…“건강한 노사문화 노력”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의혹과 관련, 전날 법원이 삼성의 유죄를 선고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18일 공식 사과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에 대해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결국 삼성이 공식 사과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이번 노조와해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 입장문을 18일 공개했다.


◆ 삼성, ‘비노조’ 경영원칙 무너지나?


이날 입장문에서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을 발생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회사에서 노조를 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는 전날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와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 등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지난 1969년 삼성 창립 이후 50년 역사를 통틀어 ‘삼성 2인자’격인 이사회 의장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앞서 기소된 삼성그룹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32명 가운데 총 26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최평석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징역 1년 2개월),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징역 1년),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징역 1년 6개월) 등 전·현직 임직원들도 이날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그동안 ‘비(非)노조’ 경영원칙을 고수해 오면서 시민사회와 노동계 등의 반발과 비판을 받아 왔다. 


일각에선 이번 판결로 삼성의 비노조 경영원칙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미 삼성은 지난 201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노조를 조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이라는 ‘비노조 정책’ 표현을 최근 ‘근로자 대표를 경영 파트너로 인식한다’는 내용으로 바꾸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재계 일부에선 삼성의 경영 원칙에 적지 않은 변화의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이사회 의장 구속에 애초 삼성이 계획해왔던 이사회 중심 경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대기업군 임직원 인사가 활발히 진행 중임에도 삼성은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및 경영진에 대한 인사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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