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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조원태(왼쪽)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치열한 남매전쟁 결과 27일 주총을 통해 조 회장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그동안 남매의 경영권 분쟁으로 재계 관심을 모아온 한진그룹 정기 주주총회 결과 조원태 회장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특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 ‘3자 동맹’이 내세운 후보들은 전원 고배를 마셨다.
◆ 엇갈린 희비…조원태 사실상 완승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7일 오후 열린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 56.67%, 반대 43.27%로 가결했다. 이날 주총의 의결권 있는 주주 출석률은 84.93%로, 조 회장은 이들 과반 이상의 찬성을 받아 사내이사 연임이 확정됐다.
조 회장에 맞선 조 전 사장 측 3자 동맹은 조현아(6.49%),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반도건설(5.00%) 등이 연합해 총 28.78%의 지분을 앞세워 조 회장 퇴진을 노렸으나 이번 주총 결과로 결국 물거품이 됐다.
재계에선 주총 전부터 조 회장 측 승리를 사실상 확신하고 있었다. 앞서 법원이 지난 24일 3자 동맹 측이 제출한 의결권 행사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전날 국민연금이 조 회장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주총 전 이미 승부의 추는 조 회장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실제 이날 주총 결과 3자 동맹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 등 전원이 탈락했다.
이들이 추천한 SK그룹 김신배 전 부회장(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삼성전자 배경태 전 부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된 가운데, 이화여대 서윤석 교수 등 총 4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 역시 같은 결과였다.
결국 이번 주총 결과 조원태-조현아 남매 간 사내 입지는 확연히 갈라질 전망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연말 입장문을 내어 “조 회장이 가족 간 공동경영 협의에 무성의하다”면서 한진가 남매전쟁의 불씨를 댕겼다. 이어 지난 1월 KCGI, 반도건설과 이른바 3자 동맹을 결성,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하며 조 회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지난달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뒤 결정적으로 조 전 부사장의 ‘고립무원’ 국면으로 전환됐다.
결국 이번 주총에서의 실패로 조 전 부사장은 그룹 내 입지를 거의 잃게 될 전망이다. 조 전 부사장의 핵심활동 영역인 호텔사업에 대해서도 이미 그룹 내 정리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의장 대독을 통해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며 슬기롭게 극복해온 경험을 토대로 올해도 위기 극복은 물론 주주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