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연의 법고창신] 나눔의 손길

황종택

resembletree@naver.com | 2021-12-28 07:59:14

한 해의 끝자락 세모다. 하지만 불우이웃돕기 손길은 예년과 같지 않다고 한다. 이미 전국 도심 곳곳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설치됐고, 지자체별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사랑의 온도탑’도 세워졌지만 시민들의 호응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미적지근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기대했던 기업·학교·단체의 기부 참여도 예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오랜 불황에다 2년 가까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다. 이래서는 자선단체들이 올해 잡아 놓았던 당초 목표를 이루기 어려우리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불우이웃들에 따뜻한 손을 내미는 우리 사회의 나눔과 돌봄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 겨울 초입인데도 영하의 추위와 불황으로 몸 마음을 시리게 하는 요즘이다. 한파 예보에 이어 공공요금 등 각종 서민물가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의 서민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달동네 주민들은 연탄 값 걱정이 앞선다. 한겨울을 나려면 적어도 800장은 있어야 하는데 영세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에너지 빈곤층의 가계에는 큰 부담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사회에 아름다운 선행이 이어지고 있어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다. 지자체희망나누기운동본부를 비롯, 전국 곳곳에서 뜻 있는 단체와 개인 등이 불우이웃에게 연탄을 지원하는 행사를 갖는 것이다. 따뜻한 선행이다.
‘영원한 청백리’ 다산 정약용은 저서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의 기본자세에 대해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첫째 목민관 선임의 중요성, 둘째 청렴·절검(節儉)의 생활신조, 셋째 서민 위주의 봉사 정신 등을 들고 있다. 백성을 사랑하는 이른바 애휼정치(愛恤政治)에 더욱 힘써야 한다며 “백성 보살피기를 아픈 사람 돌보듯 하라(視民如傷)”고 가르쳤다.
다산은 “노인을 받들어 돌보는 예절이 없어지면 백성들은 효심을 일으키지 않게 될 것이다(養老之禮廢 而民不興孝)”며 “옛날의 어진 목민관들은 어린이를 사랑하고 구휼할 정책에 마음을 다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古之賢牧 於此慈幼之政 靡不單心)”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겨울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취약·소외 계층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가구 등에 대한 연료비 지원과 연탄사용 가구에 대한 연탄쿠폰 지급을 확대하고 폭설이나 한파에 대비해 각종 시설의 안전점검 등 겨울철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촘촘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지역 주민들도 불우한 이웃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나눔의 실천을 기대한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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