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주춤, 한풀 꺾였나?…“아직 방심은 금물”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03-24 09:43:27

확진자 연일 두자릿수…장기화에 피로감 ↑
요양병원‧교회 예배‧해외 역유입등 더 심각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최근 봄철을 맞아 야외로 나들이를 떠나고 있다. 정부는 ‘적절한 거리두기’를 전제로 한 야외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 1월 20일 한국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어느덧 두 달여 시간이 흘렀다. 국내 발병 초기 연일 세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감염 확산세가 뚜렷했다가 최근 들어서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2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961명에 사망자는 1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일 대비 각각 64명, 7명 늘어난 수치다.


이중 특히 확진자 수와 관련해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틀째 100명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지난 19일 152명에서 20일 87명, 21일 147명, 22일 98명으로 100명을 전후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상 초유 강력한 전염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감염병 확산에 정부는 급기야 국민을 향해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자발적 예방활동을 연일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는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뿌리째 바꿨고, 감염병 확산 장기화에 시민들은 피로감을 호소하며 지쳐가는 모습이다. 장기화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국내 확진자 수가 감염병 확산 초기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코로나19 사태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때이른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 등 감염병 확산이 시작된 국외 상황에 비해 한국은 점차 진정돼가는 양상이다.


‘이제 나올 만큼 나온 것 아니냐’는 일부 시민들의 때이른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최근 서울 콜센터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감염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는 등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요양병원‧교회예배‧해외역유입 등 개별 사례가 코로나19 장기화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되고 있다.

 

▲ 최근 대구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감염병에 취약한 방역 사각지대가 도처에 즐비한 만큼 경각심 유지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정부도 이런 ‘답답한’ 국민정서의 흐름을 반영하듯 ‘2미터 거리 유지’를 전제로 한 야외활동에 대해서는 안심시키고 있다. 공기 흐름이 원활치 못한 실내활동과 달리 야외에서는 자연스레 환기 작용이 이뤄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부산에서 야외 나들이에 나선 60대 부부가 나란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이들 부부는 지인 3명과 최근 전남 구례로 나들이가 떠났다가 앞서 확진 판정된 지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여전히 국내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적절한 ‘심리적’ 방역이 매우 중요하며, 인간 심리에 관련된 만큼 한 순간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실제 최근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서울 콜센터나 성남 은혜의강 교회, 대구 요양병원 등 크고 작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에서의 코로나19 추이가 심상치 않아 역유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산세가 폭발했던 것과 달리 최근 콜센터나 요양병원, 교회 등 특정 공간에서의 집단 감염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구 지역 요양병원에서 152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쏟아진 가운데, 서울 구로구 콜센터 93명,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는 64명의 확진자가 각각 나왔다. 사태 초기 이 같은 감염 사각지대에 대해 정부나 방역당국 등의 관심이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 코로나19 관련 최근 유럽 등 국외 상황이 심각해진 만큼, 국내 역유입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종합적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사진=뉴시스)


국내서도 서울 강서구에 거주 중인 20대 여성이 최근 미국 뉴욕서 입국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미국발 역유입 사태가 가시화된 상태다.


결국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한 대중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역설적으로 본격적인 봄나들이 여파와 함께 내달 초중고교 개학 등이 코로나19 국면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민 개개인이 장기적 상황에 대비해 ‘심리적 균형점’을 찾고 정부 지침에 자발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원론적 해법만이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정부 권고에도 일부 교회들이 주말예배를 강행한 가운데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 대비에 결정적 역할을 할 시민 각자의 심리적 균형점 형성을 위해서는 최근 창궐하는 ‘가짜 뉴스’를 멀리하는 한편,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권고에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코로나19 사태 조기 종식에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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