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법 안에서”... 가평 견본주택 불법 광고물 도마 위
김병민 기자
pin8275@naver.com | 2026-03-22 11:07:02
행정당국 점검 필요성 커져
[세계로컬타임즈] 옥외광고물은 도시의 얼굴이자 공공질서를 가늠하는 척도다. 그러나 최근 일부 분양 현장에서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불법 광고가 확산되면서 도시 미관과 안전, 나아가 시장 질서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경기도 가평 지역에서 확인된 대형 견본주택 광고 사례는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문제가 된 곳은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신천리 일대에 위치한 한 아파트 견본주택이다. 현장 확인 결과 해당 건물은 외벽 3면 전체를 대형 현수막으로 뒤덮은 채 분양 홍보를 진행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광고물들이 관련 법령에 따른 허가 또는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옥외광고물은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공공 공간을 점유하는 시설로, 법적 기준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특히 건축물 외벽을 활용한 대형 광고는 도시 미관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해당 현장은 외벽 전면을 활용한 대형 광고가 별다른 제한 없이 설치된 모습이었다. 주변에는 이동형 광고물까지 다수 배치돼 사실상 ‘광고물 밀집 구역’을 방불케 했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단순 규제가 아니라 공공 안전과 도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 법제다.
이 법에 따르면 허가 또는 신고 없이 설치된 광고물은 불법으로 간주되며 최대 5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와 강제 철거 대상이 된다 또한 광고물의 크기, 설치 위치, 개수 등도 세부 기준이 정해져 있다.
전문가들은 “견본주택이 임시시설이라 하더라도 외벽 전체를 활용한 광고나 다수의 지주형 광고물은 별도 허가 대상”이라고 지적한다. 즉, ‘임시 건물’이라는 이유로 법 적용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불법 광고 논란의 배경에는 치열해진 분양시장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분양 초기 ‘인지도 확보’가 성패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자들이 법적 절차를 생략한 채 과도한 광고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 현수막과 이동형 광고물은 시각적 노출 효과가 크고 설치가 비교적 간편하며 단기간 집중 홍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선호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법적 리스크를 감수하는 ‘고위험 전략’이다.
불법 광고물의 문제는 단순히 법 위반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생활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장 인근 주민들은 도시 미관 훼손, 보행 동선 방해, 강풍 시 낙하 위험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동형 광고물은 보행로를 침범하거나 시야를 가려 교통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 광고가 시장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광고를 집행하는 사업자와 비교할 때 비용 절감, 노출 극대화라는 이점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법을 지키는 사업자가 불리해지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개별 위반을 넘어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해당 견본주택의 광고물은 허가 여부 설치 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행정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오는 4월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대규모 홍보가 진행 중인 만큼, 사전 대응이 늦어질 경우 불법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행정당국은 현장 조사, 위법 여부 판단, 시정명령 및 철거 조치 등을 통해 조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불법 광고 문제가 아니라, ‘광고에 대한 인식’ 자체를 되짚게 한다. 옥외광고는 공공 공간을 점유하고 시민의 시야와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적 성격’의 시설이다. 따라서 사업자의 자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법적 기준 준수, 사회적 책임 인식이 함께 요구된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위법 여부가 명확히 확인될 경우 행정처분 결과, 사업자 대응, 추가 유사 사례등에 대한 후속 취재가 이어질 전망이다.
본지는 4월 오픈 전까지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불법 광고 문제의 구조적 원인과 개선 방안까지 심층적으로 추적할 계획이다.
한편, 분양시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법과 원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불법 광고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요소다. 도시의 얼굴을 지키는 일은 곧 시민의 삶의 질을 지키는 일이다. 광고 역시 그 책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
세계로컬타임즈 / 김병민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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