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풀꽃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2-03-16 12:59:13

시인 최충식

풀꽃 

    시인 최 충 식

 

한 폭

바람결은

깊디깊어 아늑합니다

고요한 아침이 깨어질 듯

한 방울 이슬이 떨어지고

밤새 누운 몸이 일어섭니다

머뭇거리는 사이

앞선 무리가

어느새 온 들판을 다 메우는

봄 꿈의 자리입니다

깊은 주름살을 접으며

척박한 어귀에

손바닥만 한 양지녘을 끌어옵니다

잊으라는 말씀의 끝이 초라해도

오래도록 묵은 사연을 풀어

앞을 바라봅니다

이루지 못할 것이 무엇이며

더 낮은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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