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그루터기에서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2-05-05 14:17:47

시인 노곡 홍순도

그루터기에서

  시인 노곡 홍순도

 

우물가의 수선화야

어찌하여 외롭다 슬퍼하느냐.

살아간다는 것은

묵은 정 못내 떠나보내고

새 사랑을 맞이하는 거란다

 

행여 외로울세라

숲속의 들짐승 재롱 피우고

날짐승 머리 위로 나르며

별들도 밤새워 재잘거리잖아

 

나의 사랑 수선화야 기뻐하라

영롱한 아침 이슬

홀로 지새운 처마 끝 풍탁 안아주러

새벽길로 달려온다

 

이 땅의 남은 자들아

눈이 오면 눈을 맞으며 비가 오면

빗길에서 동틀 녘 사랑에 배 불리어

춤추며 찬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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