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지느러미로서 나는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2-02-23 14:32:33

시인 이 자 규

지느러미로서 나는

▲시인 이 자 규

                   시인 이 자 규

 

다시 파도가 그리워졌다

열넷 현관문 거치는 동안 달력은 달력일 뿐

거울만 노쇠해져 설렘은 잿빛창이

제풀에 젖을 것 같은 무중력으로 오는 것을

앙상한 무릎 사이 고개 숨긴 여자에게 찌를 띄우는 분홍

쭈그러진 거울을 입질하는

허공이 사해를 지나는 동안 문어를 삶았다

심장 색깔의 탱글탱글한 맛

열넷 초인종이 빨판처럼 달려서 이빨 세운

아가리 뿐인 지난 사랑을 지난하게 씹었다

공중의 껍질을 모으는 문어文語의 본령들이

맛의 예각을 세우는 중

저기 극단의 꽃이 등고선을 그려

모순의 사다리가 헤엄을 쳐, 몇 권 책을 쌓고

서서 거울과 접 지르기라도 한다면

나는 금세 반짝거리는 지느러미라도 될 것이다

젖가슴 없는 여자에게 최초로 어류語類를

선사한 건, 달력 숫자만 지키는

그의 꼬리가 날카로운 문장을 완성 한다

세상의 저녁에 시어가 아니면

낚시도 없을 터 분홍 국을 마셨다

내 몸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지느러미로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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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력

경북 경산시 활동, 2001<시안>신인상 등단, 시집-<우물 치는 여자><돌과 나비><아득한 바다, 한때>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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