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사월, 어느 날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2-04-08 15:22:13

시인 고안나

사월, 어느 날

              시인 고안나 

 

늙은 목련나무 밑에 앉아

겹겹이 포개 입은 꽃 속으로 들어간다

아는지 모르는지

세상을 들어 올리는 목련

힘에 부친 탓일까

손에 들었던 치맛자락 휘청거린다

달갑지 않은 황사 탓에 얼룩진 꽃잎들

너덜너덜 찢어진 치마처럼 벗고 있다

차마, 어찌할 수 없는 일

거무죽죽한 살갗들 땅바닥 뒹군다

여기 저기 버려진 몸들

오! 눈부신 때도 잠깐

봄날도 순간

병상에 누워 빤히 올려다 보시던

팔순 엄마도 그랬다

서둘러 발길 돌리는 길목

애 터지게 봄비가 울어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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