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 엄마의 발

홍윤표

sanho50@hanmail.net | 2022-05-27 15:35:35

시인 임승환

엄마의 발 

  시인 임승환

 

​꼬맹이가 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끝에는

​쓰레기를 버리고 편의점을 드나드는

​발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무좀약 밖에 바를 줄 모르는 꼬맹이는

​간병인의 향기를 내는 말벗이었다

​엄마는 묵정밭에도 꽃이 핀다고 믿으셨다

 

​더위에 꽃이 지듯 여름날에 간병인이 왔다

​그녀가 편의점 보다 수백 배 큰 마트에서

​한 아름 장을 보아도

​타들어 간 발톱은 피어나지 않았다

​향기를 잃고 무관심 속에서 곪아

​제 등치의 두 배로 자라났을 뿐 

-------------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