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지 말라” 2단계 격상했는데··· 김제시 카페서 ‘행사’ 논란

조주연

news9desk@gmail.com | 2020-12-12 10:31:17

오밀조밀 앉은 아이들...어른들은 음료도
김제시 행사 장소 카페 선택한 이유, “공간이 비어서...”

[세계로컬타임즈 글·사진 조주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포장과 배달만 가능한 카페. 전북의 한 지자체가 그런 카페에서 행사를 벌였다.

어린이들까지 동원된 행사에 거리두기는 없었고 어른들은 음료도 함께 마셨다.

11일 오전 김제시청 지하에 위치한 한 공간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어른과 아이들 수십명이 채워졌다.

이 곳은 김제시가 한 단체에 위탁을 맡겨 운영 중인 카페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담겨있는 카페 지침 “포장만 가능하다”는 등의 내용이 입구에 붙여있다.

원래 있던 테이블과 의자들이 치워진 자리에는 크리스마스 이벤트용 장식으로 차지했다.

김제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난 5월 취소됐던 어린이날 행사를 연말, 언택트형 어린이 축제로 추진한 것이다.

논란은 장소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 카페는 포장만 가능하며 실내 공간을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

접촉을 최소하고 거리를 두고자는 취지다.

김제시는 ‘언택트’ 행사라며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십명을 카페로 불러모아 축제를 벌였고 그 안에 오밀조밀 붙어 앉은 아이들의 거리두기를 챙겨주는 어른은 전혀 없었다.

김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박준배 시장도 함께 했다. 행사 장소에 관해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였고 거리두기에 대한 지적도 없었다. 그는 한 시간 가까이 이 행사를 함께 했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행사를 대대적 홍보한 김제시는 행사장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제시 S 까페 대표 A씨는 “거리두기 2단계 이후 매출의 80%가 사라졌다”며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동참하기는 하지만 힘든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A씨에게 ‘2단계 거리두기로 쓰지않는 홀 공간을 빌려 이벤트를 해도 괜찮냐’고 묻자 “안된다”고 당연하게 말했다.

김제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비어 있는 카페 내 공간을 활용해 이벤트 등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어떻게 든 막아 보자는 노력인데 그 안에서 이벤트를 한다는 건 그 취지에 위배된다”고 전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6일 전국 방역강화 조치를 전하면서 "대다수 국민들께서 일상에서 겪게 되실 불편과 제약,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또 다시 감내해야 할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중대본부장으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 대해 메세지를 전한 것.

정 총리는 “이번 코로나19 위기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같은 정부의 조치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국민 모두가 스스로 실천하는 ‘참여 방역’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힘겹고 지루한 싸움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이동과 방문을 최소화해 주시고 당분간 사람들과의 모임과 만남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행사 장소를 카페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공간이 비어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카페 내 행사가 적절하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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