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 김제FMC, 우려 속 준공... 악취 등 어쩌나

조주연 / 2018-08-30 01:08:12
분뇨에 오·폐수 문제 우려 속 “주민과 함께” 강조만

▲ 지난 29일 열린 도드람 김제FMC 준공식에서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로컬신문 조주연 기자] 도드람 김제FMC(이하 FMC)가 도축시설도 입주한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2년여 동안 적잖은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준공식을 가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도드람 김제FMC는 전북 김제시 지평선 산단 내에 지하1층·지상 3층·연면적 42,975㎡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하루 3,000두 도축·가공 능력을 보유해 국내 육가공장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그 동안 김제 지역에서는 이 육가공장과 관련해 오·폐수로 인한 환경문제 등의 우려가 지난 2년여간 이어졌다.

​김제시는 지난 2015년 6월 29일 전라북도, 도드람양돈협동조합과 투자협약을 맺고 “동시에 산단 분양계약을 체결해 투자를 확정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어 지난 2016년 10월 27일 이들은 FMC 기공식을 가지며 본격적인 공사에 나섰다. 이 때도 역시 김제시는 “선진축산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 최첨단 자동화 시설과 완전 밀폐식 건축을 통해 국내 최고의 친환경 종합육가공공장으로 운영된다”는 홍보성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보도자료 어느곳에서도 ‘도축’이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다.
 
얼마 후 FMC에 단순 육가공공장이 아닌 도축시설까지 입주하게 된다는 내용을 전해 들은 지역 주민들은 시에 급히 사업설명회를 요청했다.

2​016년 11월 17일에 FMC 입주 관련 설명회가 처음 열리게 된다. 기공식 20일이나 지나서다.

돼​지 수천마리가 도축되는 시설이 포함돼 사실상 주민들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는 시설이 들어서는 상황에서 김제시도 업체측도 기공식이 있기까지 관련 설명회를 한번도 진행하지 않은 것이다.

​설명회에서 드러난 도축규모는 하루 3000두 도축가능. 국내 최대 규모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도축과정에서 발생되는 ▲악취 ▲분뇨 처리문제 ▲오·폐수로 인한 환경문제 등의 해결방안 등을 요구했다.

​김제시민의신문의 보도(2016년 11월 24일자)에 따르면 당시 도드람측은 오·폐수 및 악취, 분뇨처리에 대해 “자체 정화장치를 설치해 피해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2017년 11월 김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당시 박두기 시의원은 도드람 FMC 입주와 관련해 “정읍에서 반대하고 완주에서 반대하고 익산에서 반대한 것을 김제시는 (지평선 산업단지)분양이 안 되니까 이거(도드람 FMC)라도 유치해야 되겠다고 해서 받아들인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박 의원은 “(김제시) 실과소장들의 협의가 없고 이 업체가 왜 타 시군에서 반대했는가 하는 것도 전혀 분석 안 하고 받아들인 것”이라고 김제시를 강하게 질타했다.

​행정사무감사 당시 김제시 관계자 발언에 따르면 지평선 산단의 폐수처리시설 용량은 1일 3888㎥ 이다. 이 중 FMC가 1619㎥를 차지해 산단 전체 폐수처리 용량의 41%를 FMC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의 우려는 준공식에 참석한 김제시의회 온주현 의장의 축사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온 의장은 축사를 통해 “가동을 하면서 악취와 오·폐수로 인해 인근 다른기업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없도록 노력해 달라”면서 “반드시 철저한 차단으로 주민들과 다른기업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축사에 어울리지 않는 말일 수도 있지만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 수장이 축사를 통해 언급할 만큼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높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FMC가 자리잡은 지역구 시의원이 2명 있는데 단 한사람도 준공식에 참석하지 않은 점도 무언의 항의 의미로 해석된다.

​준공식이 진행 중 기자는 갑자기 가축 분뇨로 추정되는 거북한 냄새를 느꼈다. 이때 경과보고를 위해 단상에 오른 FMC 사장이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FMC는) 최첨단 현대식 공정으로 건축돼 차폐시설 탈취 탑을 통해 (냄새가) 제거되고 있는 공장이기에 가끔 주변에 있는 농가에서 그런 냄새가 날 수도 있으니까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준공식 도중 느껴진 냄새가 자신들과 ‘관련되지 않았다’고 강변한 것으로 보여진다.

​준공식이 끝나갈 즈음에 FMC측은 일부 내빈들을 대상으로 내부시찰을 진행했다. 취재진 역시 시민들의 우려가높았던 만큼 오·폐수 정화시설·탈취·차폐 등(이하 관련시설) 취재를 위해 내빈들과 시찰 동선을 같이하는 동행 취재협조를 요청했지만 FMC측은 사전신청과 검역 등의 문제를 이유로 거부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꼭 내부견학을 원한다면 차량 시찰 코스가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준공에 이르기까지 지역주민들의 우려가 높았던 만큼 추후 관련시설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홍보팀 관계자는 말을 아끼면서 “검역과 관련된 부서가 따로 있으며, 그 부서에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홍보팀 관계자에게 추후 언론공개와 관련한 사항을 문의하고자 관련부서와의 통화을 부탁했고 홍보팀 관계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지만 결국 연락은 오지 않았다.

​지역주민들의  우려 속에 준공식까지 가진 국내 최대규모의 육가공장... '자체 정화장치로 오·폐수 및 악취, 분뇨 등을 처리하겠다'던 FMC측의 노력을 확인할 길은 FMC의 말과 홍보 영상밖에 없다.

​따라서 이영규 조합장이 준공식 기념사로 전한 “부거리·백산면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말이 향후 어떤식으로 지켜질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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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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