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특례시장 폭행 사건, “폭력은 대화의 자리를 무너뜨렸다”

이숙영 기자 / 2025-09-23 05:17:28
- 밥상 위에서 드러난 신뢰의 균열
- 시민과 공직자가 함께 지켜야 할 존중의 약속
화성특례시청 전경.

[세계로컬타임즈] "갑자기 식당 안이 얼어붙었다. 순간적인 폭력이었지만, 그 충격은 모두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다."

사건은 9월 16일 화성특례시 정남면. 지역 기관장들이 함께 점심을 나누던 자리에서 들려온 비명은 도시 전체 를 흔들었다. 시장이 시민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고, 현장을 지켜본 이들은 지금도 그날의 공포와 당혹을 떠올린다.

정명근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폭력에 직면했다. 가해자는 과거부터 부동산 개발 이익을 둘러싸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며 공직자들에게 폭언과 압박을 가해온 인물이었다.

그날 그는 식탁에 앉아 있던 시장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순식간에 밥상은 대화의 공간에서 폭력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정 시장은 인대 파열로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더 큰 상처는 사건을 목격한 시민들과 공직자들의 마음에 남았다. “공직자조차 안전하지 못하다면, 우리 공동체의 신뢰는 어디에 기대야 하나”라는 질문이 번져나갔다.

한 시민은 사건 이후 SNS에 이렇게 썼다. “정치인 이전에 한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폭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존엄이 무너진 순간이었을 겁니다.”

또 다른 주민은 “행정에 대한 불만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폭력은 절대 답이 될 수 없다”며 “대화와 제도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그날 이후 민원인을 만날 때마다 불안감이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일이 두려움으로 변한다면, 결국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일부 언론과 사이비 매체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피해자를 조롱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SNS에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와 조롱 섞인 댓글이 빠르게 퍼졌다. 이에 피해자는 다시 한 번 상처를 입었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폭력보다 더 잔인한 건 차가운 조롱”이라고 분노했다.

화성특례시는 “허위사실 유포와 패륜적 행태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이 바라는 건 단순한 법적 대응을 넘어, 상처를 보듬는 사회적 책임과 연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공직자 보호는 곧 시민 보호”라고 입을 모은다. 공무원이 위협받는 사회에서는 시민의 권리도 온전히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직자를 지키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시민이 행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투명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공직자와 시민은 서로를 지켜주는 안전망 속에 있을 때 비로소 존중과 신뢰가 가능하다.

이번 정명근 시장 폭행 사건은 단순한 주먹질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흔든 사건이었다. 폭력 앞에 무너진 건 시장 개인이 아니라, 행정을 신뢰해온 시민들의 마음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공직자는 시민을 위해, 시민은 공직자를 믿고.” 이 단순한 약속이 지켜질 때, 폭력은 더 이상 우리의 식탁 위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세계로컬타임즈 / 이숙영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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