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를 걸으며 그리는 공간의 현실화

온라인뉴스팀 / 2016-11-07 08:53:08
최웅식 서울시의원
▲ 최웅식 서울시의원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소리가 들려오면 뭇 어른들은 어릴적 추억의 시간으로 빠져들게 하곤 합니다. 학교 선생님의 가르침의 소리보다 지나가는 기차 소리에 익숙하고, 고가위에서 들려오는 클락션 소리와 날리는 매연은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방해꾼이었던 영등포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영등포역에서 신도림역까지 이어지는 고가 도로는 구로공단으로가는 근 현대사를 상징하는 도로였으며, 서울 중심인 여의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지만, 그 이면에는 어린 아이들이 뛰어노는 학교 공간과 주변 시설을 열악하게 만든 상징적인 곳이라 생각되어 고가 철거를 계획하고 서울시와 영등포 구청의 협조를 받아 문래 고가를 철거할 수 있었으며, 학교 주변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지만, 남쪽으로 지나가는 경부선 라인은 큰 예산과 계획적 접근이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됩니다.

수도권 전철과 경부선, 호남선, KTX 열차가 쉼 없이 오가는 기차길 옆 초등학교를 다닌 저에게는 기찻길이 가지고 있는 설레임과 낭만의 추억보다는 조금은 방해꾼에 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등포구는 이 기찻길을 중심으로 영등포역 주변 상권이 발달하면서 서울 서남권의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도시화의 순기능은 뒤로하고 주변 자치구인 구로구, 양천구보다도 더 낙후된 도시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에서 가장 높은 준공업지구 비율을 갖고 있으며 시간이 멈춰버린 도시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러한 도심을 둘로 나누는 거대한 장벽인 기찻길을 지하화하거나, 덮개를 씌우는 일은 영등포구의 미래 세대를 위해서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의 큰 과제라 생각합니다.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서남권 서울 시민들은 그 이동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강북권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까지는 한강을 건너 가야하고, 동남권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을 찾아가는 길은 남부순환도로나 올림픽도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그 길은 멀기만 합니다. 이동 거리평등권에서 출발한 서남권 제2예술의 전당 건설은 너무도 당연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서남권 시민들의 문화 욕구에 대한 대답일 것입니다.

또한 국제 금융도시 영국 런던은 금융과 문화(뮤지컬, 소설 등)가 어우러진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도시로 세계인은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는 여의도를 국제금융특구로 지정하였지만, 숙박 시설, 문화 시설 등이 크게 부족한 현실입니다. 2000년 초반 여의도에 영화관이 없었을 때, 여의도 공원을 찾는 수많은 연인, 가족들이 여의도 공원에서 뛰어 놀고 영화를 보기 위해 종로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렸던 신길동과 여의도를 잇는 구름다리가 놓아지고 그 길을 걸어 경부선 기찻길 위로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기찻길 옆 주변에 예술 문화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수많은 공간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는다면 문래동에 위치한 제2의 예술의 전당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꿈을 그리며 살아가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그림을 그려봅니다.

멈춰버린 도시 환경속에 고이 간직되고 대를 이어서 그 맛을 이어가고 있는 영등포의 많은 맛집들은 소중히 보존해야 할 무형의 자산입니다. 그 중에서 영등포역 남쪽 출구 방향에서 5분 정도를 걸으면 나오는 신길동 홍어 골목은 그 옛 맛을 간직하고 있으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공간입니다. 여의도의 국제금융거리, 경부선 기찻길과 문래동으로 이어지는 문화의 거리, 신길동과 대림동에 펼쳐 질 전통 음식 거리는 1970년대 모습에 갖혀 있는 영등포구를 바꿀 미래의 그림이며, 그림 속 모습을 현실 공간으로 하나씩 힘을 모아 옮겨 놓아야 할 것입니다.

영등포초등학교에서 출발해서 문래동을 돌아 영등포역 고가를 넘어 신길동까지 걸으며 그리는 현실은 어쩌면 저 혼자만이 꿈꾸는 상상속의 모습이 아닌 구민 모두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현 실화되기를 가을날의 푸른 하늘과 함께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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