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역삼륜 스쿠터 양산하는 이정용 (주)새안 대표이사

김수진 / 2017-07-31 09:12:08
“작아도 안전한 전기차, 국내외서 인기 높아요”
최고속도 80㎞/h 설정…가정주부·젊은 여성층 호응
전용 충전기 40분이면 완충·가정용 전기 3시간 소요
배달업무 등에 활용 가능…보조금 적용하면 300만원
5개국서 사업화 착수…中 공장 완공땐 연 2만대 양산
▲ 지난해 공개된 초소형 자동차 위드(WID) 모형과 함께 이정용 대표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파이(시장)가 커져야 전기차 산업 발전에 도움 됩니다. 서로 경쟁해야 전기차에 대한 시장 신뢰도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발전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한명인 이정용 (주)새안 대표이사의 사업 철학이다.

이 대표는 자동차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모두 공부한, 자동차 업계에서도 몇 안 되는 인재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The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자동차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석사과정과 호주 왕립 멜버른 공대(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공업디자인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자동차 관련 지식을 쌓고 지난 2001년 평화자동차 연구실장으로 취임했다.

신차 개발 총괄과 북한 남포공단 양산라인 및 연구소 운영 등을 통해 본격적인 자동차 업계에서의 커리어를 시작한 이 대표는 자동차 핵심 기술 개발 및 제작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 전기차 개발 업체인 레오모터스의 대표이사로 총 20여 대의 고속 전기차 개발, 전기 자동차 관련 특허 총 82건 출원 등 전기차 분야에서 인정받으며 2013년 포춘지 선정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몇 해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일념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주)새안을 법인 설립하면서 이 대표는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전기 스쿠터 ‘위드유(WID-U)’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며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어떻게 그리 재기에 빨리 성공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비록 가진 건 없었지만 바닥에서부터 쌓아올린 기술은 내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있었으니까요”라며 미소 지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 새안에 대해 생소한 소비자도 있는데 간략히 소개해달라.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지난 2013년 법인 설립했다.

전기차 배터리, 모터 등 핵심 부품에 대한 제휴를 통해 전기차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후 중국과 일본,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등 해외 5개국에서 기술사업화를 시작했다.

지난 2016년 순수 국내 OEM 방식으로 제작한 초소형 전기차 위드(WID)와 역삼륜 전기 스쿠터 위드유, 전기 스포츠 쿠페 ED-1을 국내에 최초로 공개했다.

기술 검증과 성능 개선과 함께 국내 17개 협력업체와의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의 양산 체계를 갖추고 지난 6월 양산형 모델를 본격 출시했다.

▲ 지난 6월 27일 공개된 역삼륜 전기 스쿠터 위드유(WID-U) 모습.

- 지난해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는데?

국내 적지 않은 전기차들이 중국 제품을 그대로 들여와 조립하는 수준에 불과한데도 ‘국산 전기차’라고들 홍보하더라.

하지만 우리 새안은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검토 등을 자체 기술력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OEM 방식으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에 중첩된 기술력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처지지 않는데 관련 최고급 기술력을 갖춘 전문 기술진들과 함께 공생하며 전기차를 제작하고 있는 만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신이 있다.

- 위드유에 접목된 기술도 국내 자체 기술력이라고 들었는데?

그렇다. 독자적 디자인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됐는데 저와 우리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모든 기본 골조는 뛰어난 강성을 자랑하는 강화 탄소강으로 만들어져 안전성을 배가시킨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경주용 차량 제작에 적용하는 ‘롤케이지(Roll Cage)’ 방식의 구조 공법을 적용해 차량이 전복되는 상황에서도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키며 운전자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안전에 대한 구조적 설계 외에도 기존 이륜차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에어백과 안전벨트를 기본으로 장착한 점이 특징이며 운전자가 옆으로 튕겨져 나가는 상황을 대비한 프로텍션 도어(Protection Door)를 설치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히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불리는 나노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위드유에 적용한 점도 자랑할 만하다.

저속 전기차 전용 충전기 기준으로 40분 만에 완전 충전 가능하며 220V 가정용 전기 기준으로도 180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특히 기존 전기차 단점으로 손꼽히던 충전 인프라 문제를 ‘배터리 탈·부착 설계’로 개선해 언제 어디서든 쉽고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게 했다.

하루에 40km를 주행한다고 하면 한 달 연료비는 1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성능도 꽤 괜찮은 수준이라는 평이다.

정격출력 5kW, 최고출력 15kW와 정격토크 24Nm, 최고 토크 80Nm을 발생시키는 전기 모터가 적용돼 최대 110km/h까지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륜차 법정 최고 규정 속도인 80km/h를 최고 속도로 설정했다.

실현 가능한 최첨단 기술도 다수 적용됐다.

별도의 차 키가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제어가 가능하며 한번 등록이 이뤄지면 일정 반경 내로 접근 시 제어시스템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인식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AR HUD’ 기술적용과 특수 필름을 도입해 차량 윈드실드를 통해 상태 정보, 내비게이션, 교통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추가해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위드유는 루프타입(Roof Type)과 오픈타입(Open Type),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됐다.

- 주 타깃 층은?

이륜차를 이용하는 모든 직업군에 활용 가능하다.

오토바이로 배달 업무를 보는 우체부만 놓고 봐도 사고가 잦은데 위드유의 안정적인 구조와 안전 기술로 사고를 최소한으로 막아주는데다 적은 연료비와 작은 사이즈 덕분에 도심 어디든 활용하기 좋다.

때문에 배달업이나 관공서, 관리, 유통 등의 다양한 분야에 추천한다.

또 도심 내 가볍게 이동하려는 일반 고객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위드유가 전기차이다 보니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매력으로 다가간다.

판매가격이 기본형 650만 원 정도인데 국내 전기이륜차 관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 구매가는 최소 300만원 수준이다. 적은 금액으로 안전성과 편리성을 모두 얻을 수 있어 많은 분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실제 시장 반응은?

올해 내로 3000대 판매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객 인도는 정부 인증이 완료된 약 10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벌써 위드유 출시현장에서 800대 선 주문받기도 했다.

한 아파트 건축회사에서 입주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차량을 찾다 우리 새안의 위드유가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주문한 것으로 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생각보다 가정주부와 젊은 여성들에게 호응이 크다는 것이다.

얼마 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오토살롱’에서도 여성 관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간 자동차에 대해 접근하기 어려워했던 여성 고객들이 운전에 대한 니즈(needs)가 얼마나 컸는지를 반증하는 결과다.

사륜자동차와 이륜차의 장점만을 골라 소비자들이 원했던 부분을 충족해 제작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 이정용 대표이사가 전기 스쿠터 위드유(WID-U) 출시현장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해외 진출에도 물론 관심이 많다.

해외의 다양한 투자처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지난 2015년 중국·일본과 전기차 사업 기술사업화를 착수했으며 이란과 이라크·파키스탄 전기차 기술사업화에도 착수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중국 호북성 사양현 전동차와 동력 전기 생산사업 협력계약을 체결해 새안은 기술 노하우와 기술력을 제공하고 중국은 부지와 건물 등을 투자하게 된다.

총 15억 위안(한화 약 25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1차적으로 10억 위안(한화 약 1680억원)의 합작공장이 준공될 경우 연간 전기차 2만 대와 전기차 배터리팩 16억 kW 물량의 배터리팩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투자가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연간 전기차 10만대와 80억kW의 배터리팩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최근 사드 문제로 잠시 진행이 주춤한 상태이지만 조만간 긍정적으로 생산공정이 완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도 관심이 높다.

- 향후 계획은?

내년에는 순수 사륜 초소형 전기차 위드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원래 올 상반기 출시 목표였지만 국내 공장 설립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생기면서 잠시 미뤄졌다.

하지만 현재 지방자치단체 3곳과 공장 설립 조건을 협상 중으로 조만간 공장 부지를 확정해 본격적인 안정적 생산 공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 전기차의 미래는?

아주 긍정적인 시장이라 생각한다.

친환경이라는 대의적인 측면과 아울러 기술력을 갖춘 중견·중소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무척 환영할 만 하다.

특히 최근 문재인 정부가 4차 산업 관련해 각종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가능성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불안하지 않으냐는 질문도 간혹 듣는다. 하지만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이 있고 아이디어도 매일 샘솟고 있어 부담보다는 기대가 크다.

최선을 다해 제품을 만들며 다른 업체와 공존하며 조금씩 전진한다면 긍정적인 내일이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수진

김수진

뉴스, ESG, 지방자치, 피플, 오피니언, 포토뉴스등 기사제공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