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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아파트‧빌딩 등에서 이른바 '배달기사 갑질'이 논란이 된 가운데 배달업계가 집단행동에 나섰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에 오토바이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이 걸려있다.(사진=라이더유니온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서울‧부산 등 전국적인 일부 아파트에서 배달기사들에 대한 이른바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배달업 종사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 권익을 대변하는 라이더유니온은 최근 ‘갑질’ 현황 파악에 나섰고 전국 103곳 아파트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 헬멧 탈모에 개인정보 수집까지…갑질도 각양각색
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기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전날 인권위에 ‘갑질’ 아파트에 대한 개선 및 정책 권고를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온라인 제출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부터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서울과 광주, 부산, 인천 등 아파트 103곳 명단을 확보했으며 배달기사 17명이 참여해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배달기사 A씨는 “걸어서 가야 하는 아파트는 당연히 일반 배달지보다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헬멧을 벗기고 화물칸에 타게 하는 것에 대해 굉장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B씨는 비오는 날 오토바이 특성 상 우레탄 코팅된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것은 미끄러질 확률이 높아 지상으로 진입하려 하자 제지당했다. C씨는 아파트 출입 시 정문에 주차한 뒤 걸어서 입장했으며, 개인신상 기재, 헬멧 탈모는 물론 승강기 탑승 키 수령을 위해 개인물품을 보관한 뒤 비로소 출입이 가능했다.
이외에 ‘화물용’ 승강기만을 타야 하는 여러 고층아파트 가운데, 화물용 승강지마저 단 1개밖에 없을 경우 대기소요시간만 20분 넘게 걸려 업무 압박이 가중됐다는 토로도 나왔다.
이들 배달기사는 “배달료가 아무리 올라도 기피하고픈 대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배달기사들은 일부 아파트들의 이 같은 행위가 자신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분증 확인이나 보관 절차, 헬멧 탈모 등 복잡한 규정이 결국 범죄자를 전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한 빌딩에서는 ‘테러 방지’를 이유로 배달기사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 역시 배달기사 대상 갑질 아파트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 25일부터 일주일 동안 배민라이더스 등에서 일하는 배달기사 약 40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서울에서만 갑질 아파트 수는 81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라이더유니온은 배달기사 처우 개선과 관련해 이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개선권고를 요청하는 한편, 국토교통부 및 지자체에도 관리감독을 위한 정책권고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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