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3개월 만에 5%대 하락…“불안요인 여전”

김영식 / 2022-09-02 10:10:10
7월 정점 가능성…채솟값 고공행진
지난달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8월 물가상승률이 5%대로 하락했지만, 채솟값 등 일부 품목에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불안요인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월 이후 3개월 만에 5%대로 내려앉았다. 일각에선 그간 폭주하던 물가상승률이 지난 7월을 정점으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채솟값 등 일부 품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등 불안요인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산유국 연합체의 감산 가능성 등 물가상승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 국제유가 감산 가능성·추석 등 변수 남아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7월 물가상승률 6.3%보다는 0.6%포인트(p) 하락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를 기록한 뒤 3월(4.1%)과 4월(4.8%) 4%대를 거쳐 5월(5.4%) 5%대로 올랐다. 6월(6.0%)과 7월(6.3%)에는 6%대까지 치솟더니 지난달 3개월 만에 5%대로 상승폭이 줄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먼저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9.7%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월까지는 무려 30%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지난달 10%대 오르면서 상승폭이 크게 꺾였다. 전월 대비로는 10% 하락하면서 지난 1998년 3월(-15.1%)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7.0% 올랐다.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잦은 비로 인해 채소류 작황이 부진한 탓이다. 채소류는 전년 동월 대비 27.9%나 뛰었으나, 수입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 물가는 할당관세 품목 확대 등 정책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하며 급등세를 막았다는 분석이다.

서비스 물가에선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세는 1.8% 올랐고 개인서비스도 동 기간 6.1%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에선 외식이 8.8% 상승한 가운데 외식외 물가는 4.2% 올랐다. 외식물가 상승폭은 지난 1992년 10월(8.8%) 이후 최대치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8% 뛰었다.

또한 생선·해산물·채소·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의 경우 전년 동월에 비해 14.9% 상승했다. 지난해 3월(15.2%)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4.4% 올랐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까지 2개월 연속 6%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물가상승률이 5%대로 주저앉으면서 정점이 앞당겨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물가 정점을 9~10월로 예측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지난해 4분기 물가가 높았던 기저효과도 작용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정점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유가 감산 가능성, 추석에 따른 수요측 물가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등 불안요인은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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