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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종 교수는 지속적으로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고가 부족하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세종대 제공)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구 이동이 금지되고 교역이 줄어들면서 한국도 제2의 IMF 외환위기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논문을 통해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외환보유고 확대를 주장했다.
◆ 코로나 판데믹…제2의 외환위기 닥칠 수도
18일 김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최근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금융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IMF 외환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해 8월 당시에도 ‘외환보유고 8,300억 달러 확대와 한미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한국경영학회와 해외논문 등을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코로나19는 메르스 대비 전파력이 1,0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무증상자의 전파력이 가장 높아 판데믹(세계적 대유행)까지 불러왔다는 평가다.
이에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가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하면서, 수요와 공급 위축에서부터 실물경제 위기를 넘어 금융위기로 확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실물경제에서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 초부터 3월까지 외국인은 약 12조 원에 달하는 국내 주식을 매도했다. 전날 환율은 1,238원으로 대폭 오르면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0.7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했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전자 등 모든 업종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무역의존도가 75%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도 3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올 1월 경상수지는 10억 달러에 그쳤다. 한국은 원유 100%를 수입해 중국‧호주에 수출하는 수출품목 2위 석유화학까지 막힌 상황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전 세계 수요와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다”면서 “결국 수출 강국인 한국은 (현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가 됐다”고 분석했다.
◆ 외환보유고 세계 9위 ‘허울’…경제규모로 평가해야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0%로 낮추고 양적완화(달러공급)를 시작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모든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30%나 추락했다.
우리나라 국제금융 현황도 심각한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올해 한국의 단기외채비율은 약 34%로, 201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외채는 국제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지난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도 단기외채 비율이 올라가면서, 일본계 자금 유출을 시작으로 개시됐다”며 “이후 많은 외국인들이 일시에 자금을 회수하면서 IMF 위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란은 지난 12일 IMF에 약 6조 원의 긴급자금을 요청했다. 전 국민 이동을 금지한 이탈리아는 국가부채 비율이 높고, 코로나 확진자 수가 유럽에서 가장 많다.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작년부터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으며, 현재 외환부족 국가는 이탈리아,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파키스탄, 이란, 남아공 등이 거론된다.
올 3월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4,019억 달러로, 이는 BIS(국제결제은행) 권고액 대비 4,300억 달러 모자란 수치다. 한국 GDP 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은 25%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김 교수는 한국의 경제규모(GDP)에 비해 외환보유고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9위의 외환보유고 액수 자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국가별 GDP대비 외환보유고 비중을 살펴보면, 스위스 120%, 홍콩 124%, 사우디아라비아 65% 등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보다 GDP가 작지만 외환보유고가 많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대만은 외환위기를 전혀 겪지 않았고, 그 이유로는 대만 스스로 GDP의 약 80%를 외환보유고로 비축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은 4,097억 달러 세계 9위 외환보유고라고 국민을 안심시키지만 실제로는 IMF와 BIS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많이 부족하다”며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75%로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할 때 1조 달러 이상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며 “국방과 마찬가지로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우리가 자력으로 경제를 지킬 수 있도록 제1 방어막인 외환보유고를 1조 달러 이상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