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틀린 정보에 안보이고 꺼져 있고···김제시, 전광판 운영 ‘엉망’

조주연 / 2022-02-07 01:04:54
수개월간 꺼져 있는 전광판, 사실상 고철덩이로 전락
깨알 글씨 시정 홍보, 가까이서도 읽기 힘들어
김제시 “시정 홍보 역활 충실히 했다”며 3억 원 넘게 들여 또 설치

[세계로컬타임즈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가 발빠른 정보 전달과 시정 홍보를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전광판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김제시에 따르면 지역 내에 김제시가 설치·관리하고 있는 전광판은 총 9개소로 4개 부서가 관리하고 있다.


도시과는 최근 현수막 게첨대 최상단부에 LED 전광판 현수막을 설치해 시정 홍보에 나서고 있으며 환경과는 2015년, 1억 2900만 원을 들여 설치한 전광판 한 곳을 통해 대기정보 안내와 시정 홍보 내용도 함께 송출하고 있다.

 

교통행정과는 교통 상황 등을 전달하기 위한 VMS(도로교통안내전광판)를 5개소에 설치해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는 교통정보들을 수집하지 못해 시정 홍보 문구 위주로 송출하고 있다.

 

김제시의 설명대로라면 이들 전광판들의 공통점은 모두 시정 홍보를 위해 쓰이고 있다. 과연 그럴까?

 

지난 2년간 이 전광판들을 지켜봤다.


김제시의 한 VMS는 작동하고 있다기 보다는 주로 꺼져 있는 상태가 더 많았다. 2020년과 2021년 9월 중순에도 이 전광판은 불빛없이 고철로 걸려 있었다. 이 때는 코로나19 시국에도 김제시가 강행한 온라인 김제지평선축제 개막을 2주 앞두고 있어 홍보가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였다.


얼마든지 이 전광판를 활용해 온라인 축제를 홍보 할 수 있었지만 김제시는 그러지 못했다.

 

김제시내서 벽골제로 이어지는 도로의 VMS도 꺼져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었다.

 

김제시청 정문 인근에 있는 대형 전광판은 시정 홍보를 위해  2014년, 2억 9000만 원을 들여 설치됐다.

 

그런데 전광판이 때때로 보여주는 깨알 같은 글씨는 시력이 아주 좋은 사람도 도저히 읽기 힘들 정도다.

▲깨알글씨를 홍보하고 있는 김제시 전광판

이 전광판은 대기질 상태도 안내하고 있는데 틀린 정보를 안내하는 상황이 수일동안 카메라에 잡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0년 6월 6일~8일까지 김제시 요촌동의 초미세먼지(PM2.5) 수치는 43(㎍/㎥), 36(㎍/㎥), 52(㎍/㎥)로 모두 ‘나쁨’ 수준이였다. 그런데 이 전광판은 사흘 내내 초미세먼지 수치를 11(㎍/㎥), ‘좋음’ 수준이라고 안내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작년 한 해에 인구지원정책, 청년지원정책, 축제와 문화관광 홍보영상 등을 자체 제작해 송출했고 정부광고, 화재예방, 시민안전, 보이스피싱 예방안내 등 전체 약 650여 건의 홍보물을 표출하며 시정알림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왔다”고 전했다.

 

홍보와 정보가 올바르게 전달됐는지보다는 정보 전달 횟수에만 급급한건 아닌지 묻고 싶은 대목이다.


김제시는 최근 혈세 3억 2550만 원을 들여 김제역 광장에 대형 전광판을 추가 설치했다.


운영 중인 수 억원 규모의 전광판들 조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던 김제시는 새로운 전광판을 설치하면서 “시정소식, 국정소식 그리고 시민안전문구와 대기질 환경정보 등의 실시간 표출까지 가능해 그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는 기대를 애써 포장해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전광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운영 방식이라면 결국 혈세 낭비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커 보인다.

그럴싸한 명분으로 추진한 사업이 제 역활을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김제시의회의 역활이 더욱 절실해 보인다.

▲꺼져 있는 김제시 전광판

[저작권자ⓒ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조주연

조주연

뉴스, ESG, 지방자치, 피플, 오피니언, 포토뉴스등 기사제공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