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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5권 '서울은 지금 공사중' 표지 (사진=서울시) |
[세계로컬타임즈 이효진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은 1960~1980년대 서울의 각종 건설 사업 현장의 실무를 담당했던 공무원들의 구술로 풀어낸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제15권 ‘서울은 지금 공사중’을 발간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2009년부터 서울시민들에게 현대 서울의 생생한 역사를 전달하기 위한 구술채록사업을 진행하며 이를 바탕으로 모두 14권의 서울역사구술자료집 총서를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한 ‘서울은 지금 공사중’은 1960~1980년대 경제성장기 서울의 교량, 도로, 상하수도, 지하철 등 각종 건설사업에서 활약했던 공무원들의 구술을 채록·정리해 담은 책이다.
서울은 1960~1980년대 큰 변화를 겪었다.
인구는 1960년 244만 명에서 1980년 836만 명으로 매년 30만 명씩 증가했다. 이 시기 한국 경제도 매년 10% 가까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서울은 말 그대로 ‘건설도시’였다.
당시의 서울은 도시 근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판자촌으로 대변되던 청계천이 복개됐고, 그 위로는 고가도로가 지났다.
논밭과 과수원이었던 강남은 영동지구와 잠실지구로 개발되면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한강을 따라서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만들어졌고, 그 사이에는 많은 다리들이 건설됐다.
땅속으로는 지하철이 달리고, 상하수도 보급과 하수처리장 건설도 함께 이뤄졌다.
이번 출간된 자료집은 출퇴근과 등하교를 위해 다녔던 도로, 한강을 건넜던 교량, 시민의 발이 된 지하철, 매일 마시는 수돗물, 시민들이 배출하는 생활하수를 처리해주는 하수처리장 등 하루하루의 일상의 변화를 보여준다.
1960~1980년대 서울시의 교량·도로·상하수도·지하철 등의 건설 현장을 지휘·감독했던 ▴박만석(前서울시 하수국장) ▴손의창(前서울시 청계천 복개공사 보조감독) ▴최주하(前도시개발공사 개발이사) ▴김영수(前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이보규(前한강관리 사업소장)이 구술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박만석 전 하수국장의 회고로. 1966년 청계천하수처리장 건설에 필요한 해외 차관을 얻는 작업을 담당했으며 1968년에는 송파대로 건설 사업을 맡았다.1966년 ‘서울시 하수도백서’를 만드는 일도 담당하였다. 그때까지 서울시에는 하수도에 관한 종합적인 자료가 없었는데, 구술자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내무부에서 만든 보고서와 흩어져 있는 책자들을 수집해 백서를 편찬했다고 회고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손의창 전 서울시 청계천 복개공사 보조감독을 지낸 구술로, 당시에는 중장비들이 많지 않아 트럭에서 내린 자재는 지게차가 아닌 인부들이 현장으로 날랐다. 레미콘도 없어서 인력으로 시멘트를 붓고 지게로 지어 날랐다고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최주하 전 도시개발공사 개발이사로 1962년 치수과에서 근무를 시작했던 그가 처음 맡았던 업무는 땅속 상수도관의 누수를 탐지하는 검침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노후된 관들이 많아서 누수율이 높아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1960년대 후반 국산 수도관을 사용하게 됐다고 기억한다. 또한 강남개발 당시 그는 강남대로와 영동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 건설을 담당했는데, 도로 건설에 들어가는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굴곡진 구간을 평평하게 만들지 못하고 일정 부분 경사로를 남겨 놓았다고 회고했다.
네 번째는 김영수 전 도시계획국장의 기억으로 지하철본부 공사계장과 건설국 교량계장과 도로과장 등을 지냈다. 그는 강변도로 건설을 담당했고, 지하철 건설에도 참여했으며, 2호선 이대역 에스컬레이터가 깊이 나 있는 이유, 5호선이 강동역에서 두 갈래로 나눠진 이유, 6호선 응암역 구간이 원형의 순환선이 된 이유 등 지하철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일화를 들려주고 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이보규 전 한강관리사업소장은 서울시 예산과를 거쳐 새마을지도계장과 송파구 총무국장 등을 지냈다. 서울시는 각종 개발 사업을 하면서 많은 재원이 필요해 이에 세외수입 확보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강남개발과 같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통해 나오는 체비지 수입을 당시의 대표적인 세외수입으로 뽑았다.
‘서울은 지금 공사중’은 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으며, 서울시청 지하 1층의 시민청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제공하는 전자책으로도 열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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